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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결혼하고 작업실을 따로 얻었어요. 예전에는 집이 작업실이었는데, 결혼하니까 집은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공간이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작업실을 하나 얻었는데 거기에 혼자 있으면 고독한 정서가 나와요. ‘인간은 뭔가를 만들기 위해선 결국 혼자가 되야 하는가’ 그런 생각도 들고. 고독함 속에 있다보니 뭔가 다른 감각도 나오고. 그래서 이번 앨범에 이별노래가 많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가수 이적. 패닉, 긱스, 카니발의 이적. ‘다행이다’의 이적. 여기에 최근 붙은 또 하나의 이름 ‘유부남’ 이적. 지난 2007년 결혼한 이적은 올 해 4월 첫 딸을 얻고 남편이자 한 아이의 아빠로 거듭났다. 그리고 3년 반만에 솔로 정규4집을 들고 돌아왔다.
결혼과 득녀, 인생의 가장 큰 일이라는 두가지를 모두 치르고 처음으로 발매한 그의 음반의 제목은 ‘사랑’.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니 달달한 사랑노래로 채워졌을거라 생각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오히려 이별노래가 대부분이다. 이별도 사랑의 일부라지만, ‘사랑’이란 단어에서 풍기는 간질거림과는 사뭇 다른 이적식 사랑표현인 듯하다.
“전곡을 사랑노래로 채운다니까 많은 분들이 놀라더라고요. 제가 보통 사랑노래가 아닌 걸 많이 써와서 그런가봐요. ‘사랑이야기를 해야겠다’ 해서 이번 음반이 만들어진건 아니고, 쓰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사랑이야기, 그런 가사가 노래에 딱딱 붙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전부 사랑이야기로 가기로 했어요. 사랑의 기쁨, 이별의 아픔 그런 감정들을 음악에서 위안을 받곤 하잖아요. 그런 편한 사랑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무엇이 타이틀곡이 되도 상관 없었어요. 타이틀감이라 할 수 있는게 ‘그대랑’ ‘다툼’ ‘빨래’ ‘매듭’ ‘두통’ 등 다섯곡 정도 됐는데, 저는 어떤 곡이 되든 좋았거든요. 워낙 오랜시간동안 쓰고 추리고 다시 쓰고 또 추리고 해서 남은 곡들이라 다 나름의 애환이 담긴 곡들이에요. 그렇게 작업할 때부터 마음에 안 드는 곡은 빼니까 어떤 곡이 타이틀이 되도 개의치 않았죠.”
여느 가수가 이런 자신감을 보인다면 오만방자하다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백가지 말보다 음악으로 승부해온 이적이기에 그의 이런 자신감은 오히려 그의 새 앨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그만큼 이적의 음악은 믿음을 주고, 그는 그 믿음을 배신하지 않는 음악으로 늘 화답해왔다. 그리고 그의 이런 음악적 역량은 대중은 물론 동료 가수들에게도 인정받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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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적의 앨범엔 피처링으로 참여한 가수가 따로 없다. 그런데 정인, 루시드폴의 이름이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리스트에 당당히 올랐다. 개성강한 보이스로 사랑받는 두 사람인데, ‘사랑’에 수록된 전곡을 들어도 두 사람의 목소리는 알아챌 수가 없다.
“둘 다 놀러왔다가 코러스에 참여했어요. 다들 스튜디오에 무단으로 침입했길래 뭐 하나 시킨다는게 갑자기 피처링 해달라고 하기엔 뭐하고 코러스라도 하라고 한거죠. ‘우~’ ‘아~’ 이런 부분이라 노래를 듣고 두 사람인 줄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거에요. 정인이한텐 곡을 준 적이 있고, 루시드폴한텐 제가 피처링한 적이 있으니 두 사람한테선 더 빼 먹어도 될 것 같아요.(웃음)”
[사진제공=뮤직팜]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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