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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소설가 황석영씨가 자신의 소설 '강남몽'이 신동아 조성식 기자의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이하 '대한민국…')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황씨는 24일 '경향신문'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황씨는 "소설의 시대물은 대개 신문기사 등의 자료를 취합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몽'은 애초부터 다큐 소설로 설정이 돼 있었다. 여러 인터뷰와 대담에서 구상 단계에서부터 신문, 잡지의 기사와 인터넷 자료 등을 참조했다고 밝혔다"라며 "문제로 지적된 4장 부분 또한 '신동아' 2007년 6월호에 실린 인터뷰 내용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 떠있는 각종 회상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소설 내용에 주를 달거나 전거를 일일이 밝힐 수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텐데, 이것이 학술논문도 아닌 데다 반세기에 걸친 현대사의 방대한 자료를 다루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다 하더라도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지만 인터넷상의 자료는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이를 필요한 대목만 메모해 두었다가 사용한 터라 일일이 출처를 확인하여 밝히기란 일일연재하는 작가로서 사실상 유의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전했다.
황석영은 신동아 측에게도 "필요하다면 신동아의 기사를 비롯해 참고자료를 '강남몽'에 밝히고자 한다"며 "이 일로 물의가 빚어진 것은 유감이다. 이것이 언론의 선정적 행태를 지양하고 창작자의 권한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라며 글을 마쳤다.
황석영씨의 '강남몽'은 지난 6월 출간한 작품으로 강남이란 공간을 일제 강점기부터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까지의 역사로 나눠 묘사했다. 특히 4장 '개와 늑대의 시간'은 조직폭력배를 주인공으로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표현으로 극찬 받았다.
'대한민국…'은 지난해 1월 발간한 책으로 조성식 현 신동아 차장이 주먹 세계의 실상을 파헤친 내용이다. 또한 저자가 직접 김태촌, 조양은 등 수십 명의 조직폭력배를 인터뷰해 그들의 생생한 삶을 비춘 논픽션 작품이다
신동아 11월호는 황씨의 '강남몽' 4장의 조직폭력배 관련 내용이 '대한민국…'의 내용과 유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황석영의 '강남몽'(왼쪽)-조성식의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사진 출처 = '인터파크']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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