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대표팀의 유럽파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컵에 대한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다음달 카타르서 개막하는 2011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가운데 대표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각 구단은 한국 선수들의 공백에 대한 고민에 빠져있다. 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예비명단 47명 중에 박지성(맨유) 박주영(모나코) 이청용(볼턴) 기성용 차두리(이상 셀틱) 손흥민(함부르크) 같은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포함시켰다. 유럽파 주축 선수들을 아시안컵 예비 명단에 포함시켜 놓은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은 해당 클럽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박지성은 최근 주축 선수 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볼턴(잉글랜드)의 이청용과 AS모나코의 박주영은 팀 전력의 핵심이다. 함부르크(독일)의 손흥민은 팀의 중요한 공격 옵션 중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고 셀틱(스코틀랜드)의 기성용과 차두리는 소속팀 적응을 끝내며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을 보유한 유럽 각 클럽들은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에 대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셀틱은 이미 지난달 열린 아시안게임에 기성용의 차출을 반대한 가운데 아시안컵 차출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셀틱의 레넌 감독은 지난달 "기성용과 차두리가 아시안컵에 출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스코틀랜드 현지 언론 역시 최근 기성용과 차두리의 대표팀 차출로 인한 전력 공백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스코틀랜드 구단 대변인은 8일 "우리는 언제 기성용과 차두리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지 말해줄 수 없다"며 대표팀 차출에 반대하는 의견을 보였다.
셀틱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성용의 대표팀 차출을 허락하지 않았다. 반면 이번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라서 대표팀이 차출을 요구할 경우 해당 클럽은 요구에 응해야 한다. 차두리는 "대표팀이 부르면 가야한다. 1월 2일 경기를 뛰고 가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리그 선두를 다투는 레인저스와의 올드펌 더비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청용의 소속팀 볼턴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서 5승8무3패의 성적으로 리그 6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시즌 2골 5어시스트를 기록한 이청용이 있다.
대표팀은 다음달 10일 아시안컵 첫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이청용이 대표팀에 소집되면 한달여 가량 팀 전력에서 제외된다. 올시즌 치열한 상위권 다툼을 펼치고 있는 볼턴은 위건 스토크시티 첼시 등을 상대로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볼턴은 FA컵 3라운드도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영국 볼턴 뉴스는 이청용의 아시안컵 차출에 대한 팀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박주영이 속한 모나코 역시 대표팀 차출이 부담스럽다. 박주영은 올시즌 5골을 터뜨리며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는 구단측과 선수측이 신경전을 펼쳤을 만큼 대표팀 차출에 민감하다. 올시즌 리그 17위에 머물며 강등권에서 간신히 벗어나고 있는 모나코는 박주영의 활약이 절실하다. 모나코는 박주영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이후 3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하는 등 팀전력 약화가 불가피했었다.
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에 대해 "차출 합의가 잘되고 있다. 해외파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희망적"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 동안 아시안컵은 유럽 클럽들에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대회였다. 유럽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선수가 드물었을때는 유럽 클럽들은 자신들과 관련이 없는 대회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반면 한국 유럽파들의 맹활약은 치열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유럽 클럽들에게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 클럽들은 그 동안 1월에 열렸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민감했다.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에시앙(가나) 에투(카메룬) 같이 세계 정상급의 선수들이 네이션스컵 차출로 인해 유럽 빅클럽들은 골치가 아팠다. 1월 이적시장 기간에는 네이션스컵에 차출된 아프리카 선수를 대신하기 위한 선수 영입설이 나돌만큼 네이션스컵은 유럽 프로축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그 동안 아시안컵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대회였지만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몇몇 유럽 클럽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대회로 성장하게 됐다.
[기성용-박주영-이청용(왼쪽부터)]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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