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전창진 부산 KT 감독은 지난 5일 인천 전자랜드 원정에서 완승을 거둬 공동 1위를 탈환한 뒤 "전자랜드전의 해법을 찾은 것"같다고 기뻐하면서도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를 연발했다.
사연은 지난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홈 경기에서 비롯됐다. 부상자들이 복귀하면서 5연승의 상승세를 타던 부산 KT는 새해 첫 홈 경기였던 이날 올 시즌 최저 득점인 58점만을 올리며 19점차의 대패를 당했다. 평소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지휘하는 전 감독은 이날만큼은 일찌감치 벤치에 앉아 백기를 들었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원주 동부전에 자신감을 갖고 의욕적으로 나섰는데 너무 안 풀려서 화를 많이 내고 경기를 일찍 포기했다. 동부의 존 디펜스를 깨는 작전을 짰는데 선수들이 못 따라가서 화가 많이 났다"며 "전반 10점차면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점수차인데 1-2쿼터에 화가 너무 많이 난 상태라 선수들에게 화를 내며 독려하고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고 마음을 아예 닫아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 전 감독은 스스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필요한 게 감독인데 가뜩이나 안 풀리는 선수들에게 짜증을 낸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중요한 교훈을 얻은 것 같다. 감독 직책에 맞도록 마음가짐을 새로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전 감독은 "동부전에 경기내용이 안 좋았는데 1위인 전자랜드를 상대로 선수들 스스로 팀을 끌어올려 고맙게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감독이 부끄러운 승리였다"고 '미안하다'와 '부끄럽다'를 연발했다.
이제 다시 동부전이다. KT는 7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동부와 리턴매치를 벌인다. 이기면 단독 선두다. 전 감독은 친정팀이기도 한 동부를 가리켜 "올 시즌 왜 졌는지 이해가 안 가는 패배가 딱 2경기였는데 그게 다 동부전이었다. 20점차 내외로 두 번 다 졌는데 초심으로 돌아가서 쫓아가는 입장에서 경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2월의 선수'로 선정된 KT 포워드 박상오도 자신감을 보였다. "감독님이 벤치에 앉아 계시고 '너희는 동부 못 이겨'라고 화 내셔서 죄송했다. 동부 수비가 정말 강하다. 비디오를 봐도 (김)주성이 형이 헬프를 워낙 잘 들어와서 내 앞에 3명이 있더라"라고 상대의 전력을 인정하면서도 "공부 열심히 했다. 이제는 안 지겠다"고 눈빛을 번득였다.
[사진 = 부산 KT 전창진 감독]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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