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한상숙 기자] 구자철(22)은 입국 게이트를 통과하자마자 가방에서 독일 VfL 볼프스부르크의 유니폼을 꺼냈다. 이례적이었다. 취재진이 요청하기도 전에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인 구자철의 행동은 그가 얼마나 유럽 진출을 기다려 왔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예였다.
볼프스부르크와 3년 6개월 계약에 합의한 후 2월 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구자철은 "구단에서 차 뿐만 아니라 집까지 제공해준다"며 자신의 이적에 대해 거듭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타 선수들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선배들의 활약을 자신의 실력 앞에 뒀다는 것이다. 구자철은 "한국에서 (박)지성이형 같은 굉장한 선수가 나왔기 때문에 나에게도 해외진출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 점이 항상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선배들이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지성이형과 (이)영표형 등 모든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한 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그것들을 발판삼아 발전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위기가 왔을 때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것을 우선으로 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지성과 이영표의 은퇴 경기였던 2011 아시안컵 우즈베키스탄과의 3-4위전에 대한 비화도 전했다. 그는 "우즈벡 전날 밤 선수들이 지성이형, 영표형과 인사를 나눴다. 체력 부담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모든 선수들이 선배들의 마지막 경기에 승리라는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말했다.
전 소속팀인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구자철은 아시안컵을 통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그는 "지금 자신있는 것은 공격형 미드필더지만, 워낙 오랫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해왔기 때문에 결정하기 쉽지 않다. 팀에 맞는 역할이 주어질 것이고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지 않은 한국인의 정신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국내에서 구정 연휴를 보내는 구자철은 대표팀과 함께 5일 오후 9시 30분 터키 이스탄불로 출국 후 터키와 평가전을 치르고 독일로 건너간다.
[구자철.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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