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한화가 최후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수식하는 말 중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다. 이제는 '류현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뺏긴 느낌이지만 여전히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단어는 야구단은 물론이고 모그룹을 잘 표현하는 단어다.
그리고 이 이름을 잘 살리는 것은 역시 홈런이다. 밤 하늘을 수놓는 화끈한 홈런포는 한화 팬들을 여러차례 환호하게 만들었다.
한화 타자들의 홈런포는 팀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프로야구가 투고타저일 때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거포'의 기준이 되는 2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를 살펴봐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한화는 12시즌 연속 20홈런 이상 타자를 배출했다. 1999시즌 이후 매해 20홈런 이상 타자가 나왔다. 8개 구단 중 가장 오랜 기간이다. 2위는 롯데가 기록 중인 7시즌 연속.
한화 타자들의 홈런포는 리그에 홈런이 가뭄이 들었을 때 더욱 빛이 발했다. 2008시즌에는 20홈런 이상을 때린 선수가 4명에 불과했다. 그 중 3명이 한화 선수였다. 김태균이 31개를 때리며 홈런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김태완(23개), 덕 클락(22개)이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사상 최고의 투고타저 시즌이었던 2006년에도 4명 중 2명이 한화 타자 몫이었다.
팀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도 최후의 자존심만은 지켰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며 타선 무게감이 줄었지만 최진행이 새로 나타났다. 군 복무를 마친 최진행은 '20홈런 보증수표'일 것 같던 김태완이 15개 홈런에 그치는 사이 31홈런을 때렸다.
지난해에는 최진행의 깜짝 활약 덕분에 힘겹게 20홈런 타자 배출을 이어갔지만 올시즌에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최진행과 함께 중심타선을 담당했던 김태완이 군 입대를 했으며 컴백이 예상됐던 이범호도 한화가 아닌 KIA 유니폼을 입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소속팀에 복귀한 고동진과 한상훈은 즉시 전력감이기는 하지만 홈런을 많이 때리는 타자들은 아니다.
지난해처럼 깜짝 스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올시즌에도 믿을 선수는 최진행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제는 유일한 희망인 최진행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
현재 하와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최진행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진행이 지난 시즌처럼 활약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몸 상태까지 좋지 않다는 사실은 한대화 감독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통산 홈런 23위(163개)에 올라 있는 감독이 이끌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멋드러진 별명을 갖고 있는 팀. 하지만 최후의 자존심인 20홈런 이상 타자 배출마저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 한화의 현실이다.
▲ 한화 소속으로 최근 10시즌간 20홈런 이상 때린 타자의 수
2010-1명 (최진행 32개)
2009-2명 (이범호 25개, 김태완 23개)
2008-3명 (김태균 31개, 김태완 23개, 클락 22개)
2007-3명 (크루즈 22개, 김태균 21개, 이범호 21개)
2006-2명 (데이비스 21개, 이범호 20개)
2005-4명 (이범호 26개, 데이비스 24개, 김태균 23개, 이도형 22개)
2004-2명 (이범호 23개, 김태균 23개)
2003-1명 (김태균 31개)
2002-3명 (송지만 31개, 이영우 24개, 데이비스 21개)
2001-3명 (데이비스 30개, 송지만 22개, 김태균 20개)
[사진=한화 최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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