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의사 부인', 의문의 죽음…사건은 '오리무중'

'살해 혐의 남편, 일단 영장 기각'

[마이데일리] 만삭의 의사 부인이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사인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A(31)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5시경 자신의 집 욕조에서 임신 9개월인 아내 B(29)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 B씨가 욕실 바닥에 미끄러져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B씨를 부검한 결과 사인이 '목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발표되고 B씨의 손톱 아래 묻은 혈흔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됐으며 외부침입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자 경찰은 A씨를 피의자로 지목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만삭의 임신부가 쓰러지면서 자연스레 목이 눌릴 수 있고, 제 3자에 의한 타살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해 법원은 '당사자의 방어권이 보장될 사안'이라며 일단 영장을 기각했다.

하지만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날 A씨가 한동안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의 몸 곳곳에 손톱에 긁힌 것으로 의심되는 자국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춰볼 때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충분하다며 곧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의 주장에 대해선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느라 휴대전화를 쓰기 어려웠고, 몸에 긁힌 자국은 자신이 직접 낸 것이라며 결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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