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故 최고은(32)씨의 안타까운 죽음이 알려진 가운데 그의 후배가 영화 제작사의 횡포에 일침을 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아이디 'Fines'를 사용하는 네티즌이 "그 동안 정말 말하고 싶었다. 영화 제작사의 횡포"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최 씨의 후배라고 밝힌 그는 "선배의 죽음에 정말 눈물만 나고 그동안 참으며 쌓아왔던 이 영화 바닥의 모든 서러움과 화가 한꺼번에 터지는 순간"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최 씨를 죽음으로 내몬 영화계의 구조와 영화 제작사의 횡포에 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최 씨의 후배는 자신의 지인 A씨가 참여한 흥행 영화의 예를 들며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내 지인이 작년에 미남 주인공이 출연해 흥행한 영화의 스태프로 일했다고 한다. 그 영화의 동원관객수는 600만이 넘는 수치로 이 후배가 예상하기에 100억 정도의 수익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사의 횡포는 대단했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사연인즉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제작사는 A에게 3달에 800만원 주겠다고 하며 계약을 권했다. 하지만 몇 주 뒤 갑자기 말을 바꾸더니 4달로 연장하자고 했다. A는 1달은 봐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같은 돈에 계약을 했다. 하지만 촬영이 길어져 6개월로 늘어났고, 추운 겨울날 밤을 새고 일을 했지만 야근수당 등 초과 업무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이를 참지 못한 스태프들이 제작사에게 기간연장에 대한 추가계약을 요구했지만 제작사는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라. 다른 애들 뽑아서 돈 주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태프들은 제작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행여 제작사의 눈 밖에 나 일거리가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그에 따르면 촬영이 끝나고 800만원을 받은 A는 기술스태프로 많이 받은 것이지 일반 연출부나 제작부는 800만원의 절반도 받기 어렵다.
최 씨 후배는 "이게 영화판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모두 참고 일합니다. 꿈 때문이죠. 남의 꿈 밑져서 생노동 시켜먹고 횡포부리는, 한마디로 사x꾼들 입니다. 뭐 처음부터 저예산으로 시작한 영화라 인정상 돈 조금 받고 일하는건 충분히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중에 큰 수익이 났을 경우엔 그만큼 돌려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하지만 그냥 관례니까, 원래 그랬으니까, 하고 스탭들 뛰엄뛰엄 보고 줄것도 안주는 제작사나 투자사들 진짜 참을 수가 없습니다"며 격분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선배의 죽음이 물론 개인적인 이유도 있었겠지만 분명 선배가 속해있던 사회 구조의 문제가 더 컸다고 봅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네요"라며 "감독과 배우들은 아무 힘이 없습니다. 이들을 욕해선 안됩니다. 제작사와 투자사가 문제"라고 밝혔다.
끝으로 "많은 분들이 부디 이 어려운 현실을 알고 영화를 즐겨주었으면 좋겠네요"라며 "여러분이 보시는 한국의 모든 영화들, 이렇게 제대로 된 대접도 못 받으며 뒤에서 일하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몸 바쳐 만드는 영화 입니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아고라 청원글. 사진 = 아고라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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