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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
아역(兒役)의 범위를 어디까지 한정 지어야 할까. 아이의 역할을 하는 배우를 가리키지만, 등장인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배역으로도 흔히 통용된다. 요즘은 잔망스러운 어린 배우들이 워낙 많은지라 어른 배우 못지않은 명성을 누리며 드라마의 초반 상승세를 견인하기도 한다. 이런 명품 아역 출신 중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이 ‘드림하이’에 출연 중인 김수현이다.
극중 혜미(수지)의 농약(?)같은 매력에 홀려 상경하여 순애보를 다하지만 진국(택연)에 밀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력의 이상에 느끼며 까칠하게 변신하여 일명 ‘다크삼동’ 으로 한층 성숙미를 뽐내고 있다. 극 중에서는 고등학생 역할을 맡고 있지만 김수현은 올해 24살이 된 어엿한 청년이다.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는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2007)’로 연기 신고식을 치른 후 청소년 드라마 ‘정글 피쉬(2008)’을 거쳐 정극에 진출했다.
고등학교 때 너무 숱 기 없는 아들을 위한 어머니가 극단에 보내면서 연기에 시작했다는 김수현은 빼어날 수(秀), 어질 현(賢)을 쓰는 이름에 꼭 부합되게 영민하게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가장 칭찬해주고 싶은 것은 ‘촌놈’임을 인증하는 자연스러운 경상도 사투리 연기이다. 오랜 연륜이 쌓인 배우들도 하기 힘든 사투리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싸나이다운’ 면모를 잘 표현하고 있다. 부드러운 꽃미소에 상반되는 강렬한 눈빛으로 순수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풋풋한 진정성을 전달하고 있다. 자신은 ‘혜미바라기’지만 시청자들은 ‘삼동앓이’로 만드는 담백한 매력이 있다.
평소 투박한 사투리가 촌스럽지만 무대에만 세우면 가수 못지않은 노래와 춤 실력도 감탄을 자아낸다. 휘성, 빅마마, 거미 등을 배출해낸 엠보트 연습생 출신인 그는 ‘드림하이’ 촬영 전 수개월간 JPY엔터테인먼트에서 춤과 노래를 연마하여 아이돌 멤버로 영입되어도 모자람이 없는 실력으로 만능 엔터테이너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김수현에게도 굴곡은 있었다. ‘정글피쉬’ 기자 시사회 당시 자신의 연기가 부끄러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데뷔작인 ‘김치 치즈 스마일’ 촬영 때에도 연극에서 쓰는 말투를 버리지 못해 구박 아닌 구박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수현은 연극, 시트콤, 청소년드라마, 단막극 등을 통해 촘촘히 연기내공을 쌓으며 명품 아역을 넘어 진짜 배우로 완성되어 가고 있다.
[김수현. 사진 = '드림하이', '크리스마스엔 눈이 올까요' 포스터]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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