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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어느 날 문득”
‘세시봉’ 열풍이 뜨겁다. 70~80년대 통기타로 대변되는 이들의 음악적 감성은 브라운관을 휘어감은 채 공연장까지 울려 퍼지고 있다.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으로 구성된 ‘세시봉 친구들’ 콘서트는 가는 곳마다 매진 행렬이다. 조영남의 ‘세시봉 그후 45년’ 콘서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러한 ‘세시봉’의 인기는 그동안 음악적 감성에 소외됐던 중장년층을 움직이고 있다. 얼마전 가수 이장희는 MBC ‘놀러와’에 나와 30년 만에 다시 부른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란 노래 한 곡으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썼다는 이장희의 이 곡은 중장년층들의 마음 속 숨어있던 감성을 들추어냈다.
파급력이 아이돌 못지않다. 어디 음악하는 사람이 아이돌만 있으랴. 아이돌에 넘겨준 음악 주권을 최고참 선배들이 되찾아온 듯 가요계가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음악은 다양성에 기인한다. 각기 다른 장르의 음악이 울려 퍼졌을 때 그 울림은 크다. 그 울림은 음악 산업을 이끌어가는 영양가 높은 자양분이 된다. 좋은 퇴비에서 자라야 맛 좋은 열매가 맺힌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 내 가요계는 그러지 못했다. 일렉트로닉이 되니 우르르 몰려갔고 후크가 대세니 후크송만 불렀다. 노래에 대한 관심 보단 춤 이름 짓기에 바빴고, 예능프로서 보여줄 개인기 연습에 열을 올렸다.
아이돌 열풍이 만든 또 하나의 어두운 그림자다. 밑천이 떨어지면 새로운 아이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아이돌의 물레방아는 쉴 틈이 없다. 그렇다고 아이돌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돌은 가요계를 뛰어 넘어 대표적인 국내 문화컨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범아시아 권을 아우르는 ‘신 한류’의 주역이 됐다. 적게는 1년, 많게는 5년 넘게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려 만든 결과다.
문제는 아이돌 왕국 속에서 소외된 非 아이돌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도 아이돌을 만들어야 하나”라는 한 음반 제작자의 깊은 한 숨이 걱정되는 이유다. 아이돌만의 왕국이 계속되는 사이 국내 가요계는 아이돌과 非 아이돌로 양분화 됐다. 무게중심이 가운데 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이돌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다 보니 다른 쪽이 자연스럽게 이끌려 가는 모습이다. 자칫 지금보다 더 아이돌로의 도미노 현상이 가속될 지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해답은 ‘세시봉’에서 찾을 수 있다. 단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음악의 진정성을 전달하는 것. 바로 ‘세시봉’의 감성이다. ‘슈퍼스타K 2’ 출신 장재인과 김지수의 영향으로 통기타 판매량이 증가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디지털 = 아이돌로 대변되는 현 가요계가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도 좋은 현상이다. ‘제2의 장기하와 얼굴들’로 불리는 인디밴드 10cm가 3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것과 브라운아이드소울, 나비, 베이지, 란, 김보경 등 지금의 아이돌 시장에 맞선 非 아이돌 가수들의 선전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히트작곡가 김형석은 이를 “음악의 진정성을 찾는 대중의 본능”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음악적 편식이 아닌 다양하고 진정성 있는 음악을 골고루 섭취했을 때 느껴지는 문화의 힘이 보다 더 강하고 단단해진다.
['세시봉' 열풍의 주역인 '세시봉 친구들'(위 왼쪽부터 김세환,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사진 = MBC 제공]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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