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스캔들' 덩씨의 정체는, 브로커? 아니면 스파이?

[마이데일리]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덩신밍(33)씨의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덩 씨는 2001년 한국인 진모(37)씨와 결혼해 7살 된 딸이 있으며 결혼 당시 자신을 '홍콩의 몰락한 사업가 딸'로 소개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에선 덩 씨를 중국 최고 권력가 출신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 씨의 남편 진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내를 상하이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만나 결혼했다"며 "결혼 이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편 조차도 그녀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덩 씨는 2007년부터 수상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진 씨에 의하면 덩 씨가 "외삼촌이 상하이 당 서기로 새로 부임했다"며 "앞으로 상하이 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할 예정"이라고 말한 뒤부터 부쩍 외박 횟수가 늘었다고 한다. 덩 씨는 이 시기부터 상하이 한국총영사관에 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덩 씨는 한국 외교관들에게 상하이 시 고위 당국자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동아일보에 "덩 씨가 한정 상하이 시장은 물론이고 위정성 상하이 당서기 등 상하이 최고위 관계자들과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줬다"며 "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 사회에서 그런 인맥은 쉽게 만들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상하이 교민 사회에도 덩 씨가 덩샤오핑의 손녀란 소문이 오가는 등 그녀의 정체는 베일에 가려진 채 덩 씨의 영향력만 점차 커져갔다.

덩 씨는 상하이 고위 관계자들과의 친분을 통해 한국 외교관들의 부탁을 들어주며 상하이 정부와 연결된 비공식 라인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에 덩 씨는 자신이 제공한 도움의 대가로 한국 외교관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요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덩 씨는 중국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민간 기업의 고문으로 위촉돼 고문료로 1억원 이상의 돈을 받았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하지만 덩 씨가 이처럼 브로커로서 활동했지만, 그녀가 모은 정보에는 상하이 한국 총영사관의 비자 발급 기록과 비상연락망, 한국 정계 인사들의 개인 연락처 등이 포함돼 있어 단순한 브로커로 보기엔 수상한 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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