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함태수 기자] 화려한 신고식이었다. 한쪽이 203cm의 큰 키에서 내려찍는 구위가 일품이었다면 다른 쪽은 160km짜리 강속구로 응수했다. 결과는 모두 대성공. 두산의 새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LG의 레다메스 리즈가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먼저 칼을 꺼내든 쪽은 니퍼트였다. 니퍼트는 12일 대구 시민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등판했다. 이날 총 70개의 공을 소화한 가운데, 4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최고 구속은 150km, 삼진은 4개를 잡았다.
특히 203cm의 큰 키에서 내려찍는 직구가 위력적이었다. 경기 초반 첫 등판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에 제구가 조금 높게 형성되긴 했지만 1회 박한이, 2회 최형우, 배영섭을 삼진 처리했다. 삼성 타자들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니퍼트의 직구에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두산이 좋은 투수 데려왔네. 부럽네"라고 말할 정도.
13일에는 국내 프로야구 기록이 새롭게 써졌다. LG의 리즈는 1회말 한화 강동우를 상대로 160km 강속구를 선보이며 SK 엄정욱(158km)이 갖고 있던 한국 프로야구 최고 구속 기록을 갈아 치웠다. 본인은 "변화구 제구를 잡는데 주력했다. 직구 스피드는 신경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스피드 건에는 160km가 찍혔다.
또 이날 리즈는 총 66개의 공을 던지며 5이닝 2안타 무실점 4탈삼진으로 호투, 마운드 운용에 애를 먹고 있는 박종훈 감독에게 높은 신임을 샀다. 박 감독은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고 리즈의 투구를 평했다.
두 투수는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니퍼트는 지난 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8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현재는 최고 구속이 150km에 머물고 있지만 김경문 감독은 "조금 더 속도가 나올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부드러운 투구폼 또한 인상적인데, 김 감독은 "큰 키에도 부드러운 폼을 갖고 있어 볼 끝이 좋다. 직구 궤도가 좋다"고 했다.
최고 구속 162km의 빠른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를 장점으로 하는 리즈는 지난 시즌 트리플A서 25경기 출전 8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아직 변화구의 위력과 제구력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무시무시한 직구 속도는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현재 LG는 리즈가 13승 이상을 거둬 팀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 시범경기가 14게임이나 남아 있고 두 투수의 페이스가 100% 올랐다고 말할 수 없다. 또 각팀의 제 1선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지만 오는 4월 2일 펼쳐지는 잠실 라이벌전서 맞대결 할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두 괴물 투수들의 위력에 야구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니퍼트와 리즈가 만나면 멋있을 것 같다"고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니퍼트(왼쪽)-리즈. 사진 = 마이데일리 DB, LG트윈스 제공]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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