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또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이를 위해 2년 여를 기다린 그이기에 '희망'이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있는 경기였다.
LG 우완투수 심수창이 눈 앞에 다가온 승리를 놓쳤다. 심수창은 6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승패없이 물러났다. 4⅔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4실점. 투구내용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단 한 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며 승리투수에 실패해 심수창으로서는 여운이 남는 경기였다.
심수창의 올시즌 각오는 누구보다 다부지다. 지난해 맛 본 굴욕은 자신의 힘으로 되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심수창은 12경기(6선발)에 나섰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0승 4패도 문제였지만 7.57이란 평균자책점은 그의 얼굴을 더욱 화끈거리게 했다.
여기에 소속팀 LG의 신 연봉제도까지 겹치며 연봉은 7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떨어졌다. 프로 8년차이며 1981년생으로 30살을 넘긴 심수창이 받아들이기에는 굴욕에 가까운 액수였다.
겨우내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린 그는 시즌 초반 LG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자신의 유일한 10승 시즌인 2006년 당시 투수코치였던 최계훈 코치의 합류도 반가운 사실이었다.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일 첫 무대가 6일 잠실 SK전이었다. 출발은 불안했다. 박정권에게 투런홈런을 맞는 등 1회에만 3점을 내줬다. 하지만 심수창은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직구 스피드를 커브, 포크볼 등의 변화구로 만회하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팀이 5-3으로 역전시킨 5회. 한 이닝만 무사히 넘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상황. 심수창은 2사 2루에서 정상호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추격점을 허용했다. 결국 투수교체였다. 심수창은 동점 주자를 남기고 김선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009년 6월 26일 SK전 이후 2년여만의 1승 추가 기회가 그렇게 사라졌다.
비록 이날 '승리투수'라는 최종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사진=LG 심수창]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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