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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SBS가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이하 ‘키앤크’)의 시즌제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SBS는 ‘키앤크’ 방송 초반부터 프로그램의 순기능을 생각해 시청자의 반응만 좋다면 시즌제로 제작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그리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키앤크’에 대한 시청자의 지속적인 관심이 포착되며 내부적으로 시즌제를 추진하려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문제는 프로그램의 중심인 ‘피겨여왕’ 김연아의 출연 여부다. 김연아를 전면에 내세우는 프로그램인 만큼 김연아가 출연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의 정체성 자체가 흔들린다. 따라서 SBS는 김연아만 출연해 준다면 ‘키앤크’의 시즌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SBS와 김연아 측이 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때까지 ‘키앤크’를 시즌제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TV가 갖춰야 할 공공성을 실현하는 바람직한 발걸음으로 여겨진다.
‘키앤크’는 출발부터 피겨 스케이팅의 대중화를 위한 프로그램이라 천명했다. 이는 김연아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다는, 다소 부담스러운 도전을 하겠다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키앤크’를 통해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달라졌다. 물론 김연아로 인해 예전보다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아졌으나, ‘생활체육’으로 생각하기에는 여전히 거리감이 있었다. 그러나 ‘키앤크’에서 스타들이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은 대중이 피겨 스케이팅을 더 친근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고, 단순히 보는 스포츠에서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스포츠로 인식을 변화시켰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그 어느 때보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필요한 이 때, ‘키앤크’는 피겨 스케이팅을 비롯한 빙상 종목에 시청자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적절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키앤크’에서 보여진 피겨 스케이팅에 도전하는 스타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날로 발전하는 실력은, 잔잔한 감동을 넘어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여과없이 전달했다.
부상의 티를 내지 않고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병만이나, 노력한 만큼 제 실력을 못 보여줘 마음고생을 한 손담비나, 스케이트를 탄 지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친동생과 함께 공연하며 감격스러워 한 이규혁이나, 선수 못지 않은 실력으로 매번 감탄을 자아내는 크리스탈이나 ‘키앤크’ 출연진 저마다의 사연은 프로그램에 인간미를 불어넣어 줬다. 또 탈락팀이 생길 때마다 서로를 끌어안은 채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함께 울어주는 모습은, 서바이벌을 넘어 훈훈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좋은 취지에 잔잔한 감동까지 가미된 ‘키앤크’는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적인 면에선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매번 스타들의 공연 위주로 방송이 그려지고, 그들이 어떻게 연습했는지를 중간에 살짝 짧은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는 ‘키앤크’는 낮은 시청률이 반증하듯, 아직 시청자의 완전한 공감을 얻지 못한 상태다.
이는 시즌제를 추진하려는 ‘키앤크’가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임이 분명하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의미가 있듯 좋은 취지의 ‘키앤크’라도 시청자가 보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을 통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까지의 동계 스포츠 대중화라는 기획의도는 어불성설이 돼버린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이름표를 가장 먼저 단 프로그램인 ‘키앤크’. 아직 갈 길이 먼 이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 동계 스포츠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키앤크' 김연아. 사진=SBS]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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