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는 팀에게 귀중한 1승을 안긴 세이브였다. 그리고 이 세이브는 6년여만의 세이브이기도 했다.
SK 우완 엄정욱이 마무리투수로 나서 세이브를 올렸다. 엄정욱은 11일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팀이 4-3으로 앞선 9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판, 두 타자를 깔끔히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이날 세이브로 엄정욱은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림과 동시에 통산 3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전까지 마지막 세이브는 2005년 8월 16일 문학 롯데전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무려 2217일만이다.
엄정욱은 8월 이후 SK 선발진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오른쪽 손가락 물집이 그를 가로 막았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물집으로 인해 호투를 하다가도 마운드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때문에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최근 엄정욱을 선발 대신 불펜으로 돌렸다. 선발에 비해 30개 내외의 공을 던지는 불펜투수의 경우 손가락 물집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 이 감독대행은 9일 "엄정욱을 마무리투수나 중요한 순간에서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엄정욱의 투입 상황은 한 치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때였다. 승리에 아웃카운트 단 2개만을 남겨놓고 있었지만 4-3 한 점차이기에 홈런 한 방이면 동점 혹은 역전이 되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첫 타자는 전날 홈런포를 가동한 4번 최진행이었다.
하지만 엄정욱은 접전이라는 것을 의식조차 못할 정도로 순조롭게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첫 타자 최진행을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대타로 나선 카림 가르시아도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만약 이날 SK는 패할 경우 4위로 내려 앉을 수 있었지만 엄정욱의 깔끔한 마무리를 바탕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엄정욱은 "세이브 상황이라고 특별히 의식 하지 못했다"며 "내가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 점수를 주지 않기 위해 집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날 호투 배경에 대해서는 "지난 롯데전 때 연장 12회에 등판했던 것이 오늘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밝혔다. 엄정욱은 지난 8일 롯데전에서 팀이 2-2로 맞선 연장 12회에 나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손가락 물집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투구에 전혀 지장이 없음을 드러냈다.
엄정욱이 선발 뿐만 아니라 이날처럼 불펜에서도 제 역할을 해줄 경우 SK도 순위 싸움에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SK 엄정욱]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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