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유정 기자] 적은 이닝이었지만 분명 그는 빛났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컨디션 조절 차 등판한 SK 와이번스전에서 준 플레이오프 선발 요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양현종은 5일 광주 무등구장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전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을 기록, 희망투를 선보였다.
그는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김강민-최정-이호준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이닝을 종료시켰다. 2회초에는 2사 정상호에게 우전안타를 맞고도 후속 타자 박진원을 3루수 쪽 땅볼로 처리하며 무실점했다.
이날 양현종의 직구 최고구속은 149km까지 나왔으며, 던진 공 5개 모두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슬라이더와 예리하게 휘어 들어가는 커브를 활용해 SK 타자들을 요리했다. SK전에서 그가 던진 37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24구, 볼 11구로 상당한 제구력을 뽐냈다.
경기에 앞서 조범현 감독은 "오늘 (양)현종이의 피칭을 보고 준 플레이오프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며 "일단 선발 기용에 가능성을 두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 감독은 "시즌 초반에 여려움을 겪으며 힘들어 했지만, 최근에 1이닝~2이닝 정도를 소화하며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며 "컨디션을 살펴보기 위해 등판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긴 이닝을 끌고 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16승을 수성하며, 다승왕 경쟁을 펼쳤던 양현종의 올 시즌 성적표는 처참했다. 시즌 초반 그는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제구력에 어려움을 겪었다. 본래 몸 쪽 빠른 공과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을 이용해 상대 타선을 제압하는 그는 주무기인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전했다. 이에 직구와 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피칭으로 타자들을 상대했고 이마저도 공 끝이 무뎌 장타를 많이 허용했다.
부진을 겪었던 양현종은 지난 6월 18일 어깨 피로누적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 밸런스 교정에 집중했다. 조범현 감독이 부상도 없는 양현종을 과감하게 1군에서 제외시킨 의중은 정규시즌 후반기, 그의 컨디션을 끌어 올려 포스트 시즌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했던 것이다.
1군 복귀 후에도 그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SK를 상대로는 5경기 등판해 2승 1패, 0점대 방어율(0.86)을 올리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SK전 유일한 1패마저도 지난 8월 6일 문학에서 6이닝 7안타 2볼넷 5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0-3으로 패전이 됐지만, 실점 상황 마다 뛰어난 위기 관리능력을 선보이며 마운드를 탄탄히 지켜냈다.
올 시즌 SK전 강세와 이날의 희망투에 힘입은 양현종이 준 플레이오프 선발 한 자리를 꿰찰 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아래 KIA 양현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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