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6년 전에도, 2011년에도 롯데의 영봉승 속에는 주형광이 있었다.
롯데가 기사회생했다. 이날 승리가 더욱 값진 것은 '마운드의 힘'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크리스 부첵-장원준-임경완-김사율로 이어지는 투수진을 앞세워 2-0, 영봉승을 거뒀다. '타격의 팀' 롯데가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승리한 것.
이번 포스트시즌 이전까지 롯데 역사상 포스트시즌 영봉승은 5번 있었다. 그 중심에는 롯데는 물론이고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에이스들이 있다. 최동원, 박동희, 염종석, 주형광이 그들이다.
최동원은 1984년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완봉승을 거두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결국 최동원은 그 해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거둔 4승을 모두 자신의 힘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주인공은 염종석이다. 그는 1992년 포스트시즌에만 두 차례 팀의 영봉승을 자신이 만들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을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데 이어 해태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0 승리를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그해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박동희도 완봉승을 일궈냈다.
롯데에게 이날 경기 전까지 마지막 영봉승 경기로 남아있었던 1995년 플레이오프 6차전. 그 때 마운드에는 주형광이 자리하고 있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에 선발 등판한 주형광은 9회까지 상대 타선에게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마운드를 지켰다. 그 때까지 팀 타선이 그에게 안겨준 점수는 단 1점이었다.
시간이 흘러 스무 살 앳된 모습의 투수는 한 팀의 투수코치가 됐다. 그것도 1군 메인 투수코치다. 올시즌 시작은 불펜 투수코치로 했지만 5월 코치진 보직 변경이 이뤄지며 메인 투수코치로 이동했다. 16년 전 그 때처럼 이날도 타선은 점수를 많이 뽑지 못했지만 마운드의 힘으로 영봉승을 일궈냈다. 비록 마운드에는 자신이 아닌 제자들이 서 있었지만 감격은 그 때와 다르지 않았다.
1995년 당시 롯데는 주형광이 완봉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주형광의 숨은 공로 속에 영봉승으로 기사회생에 성공한 롯데의 2011년 플레이오프 결말은 어떻게 나올까.
▲ 롯데의 역대 포스트시즌 영봉승 경기
1984년 9월 30일 한국시리즈 1차전 롯데 4-0 삼성 (최동원 완봉)
1992년 9월 2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 롯데 3-0 삼성 (염종석 완봉)
1992년 9월 2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롯데 4-0 삼성 (박동희 완봉)
1992년 10월 2일 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4-0 해태 (염종석 완봉)
1995년 10월 10일 플레이오프 6차전 롯데 1-0 LG (주형광 완봉)
2011년 10월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 롯데 2-0 SK
[현역 시절 주형광 코치.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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