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이미 이대호의 선택은 일본이었던 걸까.
FA자격을 얻은 리그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롯데의 거액 제안을 거절, 일본행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대호는 19일 저녁 롯데로부터 역대 FA최고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원(보장 금액 80억원, 플러스 옵션 20억원)의 제안을 받았지만 “야구 선수로서의 꿈과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해외 진출을 결정했다”며 11년 동안 몸담았던 롯데에 이별을 통보했다.
결국 이대호는 애초에 일본행을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당일 낮 부터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2011 고양시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 참석, 이승엽, 김태균과 함께 유소년 선수들 타격 지도에 나섰고, 틈틈이 이승엽과 김태균에게 일본 투수들에 대한 정보을 전달 받았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동갑내기 김태균. 김태균은 “일본 투수들은 볼카운트 스리볼에서도 변화구를 던진다. 나도 볼카운트 0-3에서 포크볼 3개가 연달아 들어와 삼진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이승엽도 곧바로 “일본 투수들은 변화구를 스트라이크 존에 넣는 능력이 탁월하다. 심지어 포크볼도 마음껏 존에 넣는다”며 맞장구쳤다.
이대호는 곧장 김태균에게 “너는 투수의 그립만 보고 변화구와 직구를 판단할 줄 알면서도 그렇게 당했냐”고 반문하자 이승엽이 “투수의 투구폼이 확실히 우리나라랑 차이가 난다. 일본 투수는 최대한 어깨를 상체에 붙여서 그립을 감추고 나온다”고 대신 답했다.
이어 이승엽은 “일본에서 볼넷을 얻기가 정말 힘들었다. 심지어 볼카운트가 0-3로 유리한데도 더 부담되더라. 내가 요미우리에서 가장 잘 했던 2006년에도 볼넷은 50개 정도 밖에 얻지 못했다. 반면 삼진은 120개가 넘었었다”고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에 혀를 내둘렀다.
이승엽과 김태균의 말을 들은 이대호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이렇게 ‘거포들의 수다’는 마무리 됐다.
한편 최근 한 달 동안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은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에 2년 5억엔(약 75억원)을 준비했고 오릭스가 우선협상기간이 마감되면 곧바로 이대호와 교섭에 나설 계획”이라 전하며 이대호의 오릭스행 가능성을 점쳐왔다.
또한 이승엽은 지난 4일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오릭스의 오카다 감독님은 내가 오릭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10월 마지막 경기 까지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으셨다”고 오카다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아마 이대호가 가도 이대호에게 잘 해주실 것이다”고 이야기했었다.
[지난 19일 '2011 고양시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에서 지도자로 나선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왼쪽부터). 사진 = 고양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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