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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용우 기자] 최근 배구쪽 사람들을 만나보면 기대감보다 한숨부터 내쉬는 이들이 많다. 내실을 기하지 않으면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최근 배구는 겨울스포츠 종목 중에서 농구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가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배구를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이 한숨 내쉬는 이유가 무엇일까?
경기장을 찾으면 배구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걱정하는 것이 있다. 바로 키 큰 선수들이 모두 농구를 한다는 것. 메리트가 없는 배구보다 농구가 더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다. 관계자들은 말한다. 최고 연봉이 7억인 농구와 2억에 불과하는 배구를 두고 유망주들이 어느 종목을 택하겠냐고. 프로 구단에 지명받지 못하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서 2군 제도가 있는 농구를 택하는 유망주들이 많다는 것이다.
배구는 농구와 달리 2군 제도가 없다. 엔트리 문제로 인해 선수 의사와 상관없이 은퇴를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실업 시절부터 존재한 '이적 동의서'는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을 막고 있다. 올 시즌에는 KEPCO 곽동혁(리베로) 등 소수의 선수들만이 다른 팀에서 제2의 배구인생을 펼치고 있다.
저출산 시대가 되면서 예전처럼 자식에게 운동을 시키겠다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교 배구부를 예를 들면 합숙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선수들이 집에서 다니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후문. 가능성을 보고 선수로 데리고 왔지만 본인이 하기 싫다고 나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지역 연고제가 아니다보니 프로구단들은 유소년 지원이 형식상으로 진행된다. 예전 지역 연고제에 대해 논의가 됐지만 지금은 감감 무소식이다. 이웃나라 일본을 예로 들면 각 구단들은 비 시즌때는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서 유소년들을 찾아간다. 배구 기술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국내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다. 올 시즌 앞두고 대한항공이 인천 지역 초등학교 팀을 초청해서 행사를 치른 것이 유일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다채널이 되면서 배구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청률을 비교해보면 배구가 농구를 2배 이상 압도한다. 그러나 집중도는 떨어졌다. 물론 현대캐피탈 등 인기 구단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도 이유가 된다. 하지만 내실을 다지지 못한 상황서 다 채널 중계는 무리라는 주장이 거세다. KBSN과 MBC스포츠플러스의 1대1 중계 비율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메인 방송국이 중심이 돼서 다른 방송국을 끌어들여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인기에 취해서 생각없이 행동하다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현재 배구가 그렇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관계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흘러나오는 '배구 위기론'이 빠른 시간 안에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현 상황을 보면 너무 답답하다.
[사진제공 = 한국배구연맹]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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