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김선우가 투수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김선우는 6일 두산과 5억 5000만원에 올 시즌 연봉 계약을 맺었다. 아직 모든 선수들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는 올 시즌 투수 연봉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해 김선우는 28경기에 나서 1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으로 토종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개인 타이틀은 거머쥐지 못했지만 다승 2위, 평균자책점 3위, 승률 5위에 오르며 드디어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무엇보다 175⅔이닝을 던지며 경기당 평균 6.3이닝을 소화한 것은 에이스로서 그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한다. 그가 선발로 나선 27경기 중 7이닝 이상 소화한 것은 무려 13경기였다. 절반 가까이 해당되는 숫자다.
지난 해 팀 사정이 어려웠음에도 고군분투를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해 6월 3일 잠실 삼성전에서 깜짝 마무리투수로 변신, 세이브를 거두기도 했고 8월 4일 잠실 KIA전에서 9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완투패를 당한데 이어 다음 등판인 8월 10일 잠실 SK전에서 또 한번 완투를 위해 4-3으로 앞선 9회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믿을 만한 마무리투수의 부재가 지난 등판에서 121구를 던졌던 김선우를 또 9회에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불운 속에서도 김선우는 8월 23일 문학 SK전부터 9월 17일 잠실 롯데전까지 한 달 가까이 5경기에 선발로 나서 모두 7이닝씩 던지는 에이스의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중 3경기에서는 투구수가 100개 미만이었다. 이제 그가 투구에 눈을 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이 예상 밖의 성적 부진과 김경문 감독의 퇴진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시즌 막판 분전으로 5위에 오르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던 건 원투펀치인 김선우와 더스틴 니퍼트의 활약이 컸다. 두 투수는 31승을 합작했다.
미국 생활을 마치고 2008년 국내로 돌아온 그는 빠른 볼 위주의 피칭을 구사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국내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벅찼던 게 사실이었다. 결국 그는 고집을 버리고 변화를 택했고 그것은 그에게 커다란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지난 해 탈삼진 89개에 그쳤지만 볼넷도 35개에 불과했다. 피안타율이 .281로 결코 낮지 않았지만 피출루율은 .319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왕년의 에이스 출신인 김시진 넥센 감독은 "컨디션을 좋을 땐 누구나 잘 던진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요령 있게 잘 던지는 투수가 진짜 에이스"라며 에이스의 조건을 언급한 바 있다. 김선우는 지난 해 16승을 거둔 뒤 "나쁜 컨디션에서도 얼마든지 내 몫을 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 에이스로 발돋움한 그가 올해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선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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