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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친절한 톰 아저씨의 파죽지세 흥행기류는 해가 바뀌어도 여전하네요. 어쩌면 그의 마지막 '미션 임파서블'이 될 뻔한 '미션 임파서블4:고스트 프로토콜'이 개봉 24일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하고 700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예매율은 여전히 높고 평일에도 1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다 뚜렷한 경쟁작이 없는 실정이라 700만까지도 무난하리라 전망합니다. 한국에서 유독 흥행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터라 톰 아저씨는 시리즈 5편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톰 아저씨가 웃는 동안 우리 배우들은 울상입니다. 강제규 감독이 7년만에 야심차게 선보인 '마이웨이'는 '미션 임파서블4'보다 일주일 늦은 지난 달 21일 개봉했지만 박스오피스 5위권 밖으로 멀어졌습니다. 8일 중 200만 관객을 돌파할 전망이지만, 순제작비가 280억원에 이르는 대작인터라 국내에서 적어도 500만 관객은 동원해줘야 손익분기점인 1000만 관객 근처라도 갈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죠. 특히 힘을 줬다는 노르망디 전투신은 때깔도 좋았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조승우 양동근 주연의 '퍼펙트게임'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관객 입소문이 좋게나서 5위권에 머무르며 늦게나마 체면치레를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이긴 합니다. 어떤 감독은 시사회 직후 "천만"을 외쳤다는데, 이제 겨우 110만을 넘겼을 뿐이니까요.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국내 야구계 두 거인을 조명한 스토리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영화여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사실 '마이웨이'와 '퍼펙트게임'은 지난 달 21일 개봉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당초 22일이던 개봉일을 21일로 앞당기는 등, 서로를 견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비단 이 두 영화 뿐 아니라 지난 해 여름 극장가에서는 '퀵'과 '고지전'이 같은 레퍼토리였습니다. 개봉일을 조정하며 서로를 열심히 견제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1등은 개봉 2주차에 접어든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 차지였습니다. 외화가 복병인 셈입니다.
숱한 언론들이 동시기 국내 개봉작들 중 어느 작품이 승기를 거머쥘지 점치고 있는데 늘 복병은 외화라는 점. 해답은 없습니다만, 대작이 실패하면 전체 시장에 끼치는 손실이 막대한만큼 리스크를 줄여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마이웨이'의 참담한 결과 앞에 "감독들이 과거 성공작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트렌드를 이끄는 신선한 발상이 없다.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거나 영웅주의, 신파를 여전히 고루한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의 젊은 관객들의 기호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승승장구하는 '미션임파서블'과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한 한국영화 '마이웨이'-'퍼펙트게임']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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