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2011년 정규리그·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 우승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삼성이 본격적인 왕조구축에 나섰다.
삼성의 김인 사장과 류중일 감독은 9일 경산볼파크에서 열린 시무식과 단체훈련에서 2012년과 그 이후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이 왕조구축을 위해 내건 것은 내부경쟁과 선수육성을 통한 팀 전체의 발전이다. 시무식에서 삼성 김인 사장은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7명의 가수들이 경쟁을 벌이는 것처럼 선수들도 이름값에 관계없이 경쟁을 통해 자기발전을 이룰 것을 당부했다.
김 사장은 “조금의 방심도, 조금의 게으름도 나를 구렁텅이에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무명의 선수들도 스스로 기량을 발전시키면 올라설 수 있다. 2군 선수들은 올해를 도약하는 해로 만들고, 스타 선수들은 나태하거나 연습이 부족하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좀더 구체적으로 이부분을 말했다. 시무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류 감독은 “외야의 두 자리와 2루수 한 자리, 그리고 첫 번째 백업포수는 스프링캠프부터 경쟁을 통해 결정할 것이다”고 공표했다.
외야진에 대해 류 감독은 “일단 배영섭, 박한이, 우동균, 정형식 네 명이 두 자리를 놓고 싸우게 할 것이다. 최형우만 좌익수가 보장됐을 뿐, 외야 나머지 두 자리는 다시 재편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빠른 야구를 하고 싶은 바람이 있는 만큼 기동력이 있는 선수들을 키워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신명철이 맡아왔던 2루 역시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2루수도 신명철로 못 박지 않겠다”면서 주전 2루수도 경쟁구도를 만들 생각이라 했다. 포수 자리와 관련해선 “진갑용이 올해도 작년처럼 90경기 이상을 뛰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 이후도 생각해야한다”며 “백업 포수로 이지영, 현재윤, 이정식, 채상병이 있는데 세리자와 코치와 장재중 코치에게 집중 조련을 부탁했다”라고 진갑용 이후의 포수에 대한 준비도 들어갈 것을 밝혔다.
류 감독의 의도처럼 외야 두 자리와 2루수, 포수 자리가 내부 경쟁을 통해 주전과 백업을 가리지 않고 단단하게 구성된다면, 삼성은 그야말로 완벽한 진형을 갖추게 된다. 이승엽의 가세로 이승엽과 채태인의 거포라인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가며 나설 것이고 3루에는 주전 박석민과 백업 멀티플레이어 조동찬이, 유격수는 앞으로 더 무섭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김상수가 버티고 있다.
또한 삼성은 평균연령 20대의 주전라인업이 가능해진다. 류 감독이 언급한 선수들을 돌아보면 지난 시즌 신인왕 배영섭을 제외한 우동균(22), 정형식(20), 이지영(25)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우동균과 이지영은 이미 병역의무를 마쳐 장기간 1군 붙박이가 될 가능성이 있고 정형식은 지난 12월 상무에 입대한 이영욱의 대체자로 부상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삼성은 육성을 통한 강팀 구성을 모토로 삼으면서 이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삼성 송삼봉 단장은 “FA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돈도 들고 보상선수까지 내줘야 한다”면서 “FA보단 내부발전에 매진할 것이다. 때문에 2군도 경기조와 육성조로 나눠서 운영하려 한다. FA 선수를 데려오는 게 아닌 코치진을 꾸준히 확충하고 스카우트에도 더 힘쓸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전의 삼성은 달랐다. 1999년 FA제도가 생기고부터 삼성은 꾸준히 FA 시장의 큰손 역할을 했었다. 프로야구 FA 계약 1호인 김동수부터 이강철, 김기태, 심정수, 박진만 등 삼성은 FA 시장에서 거침없이 많은 돈을 투자해왔다. 하지만 2008년부터 매년 최형우, 박석민, 김상수, 차우찬 등 팀 내 어린선수들이 하나 둘씩 1군 무대에서 맹활약했고 지난해에는 이들이 주축이 되어 우승을 이뤘다. 결국 FA 외부영입이 아닌 선수육성이 해답이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류 감독의 목표는 과거 4연패를 달성한 해태왕조를 뛰어넘는 5연패의 삼성왕조를 건설하는 것이다. 삼성이 실제로 리빌딩과 우승을 동시에 달성하는, 프로구단 최고의 이상향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2년 첫 공식훈련에서 선수들과 만난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 = 경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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