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주연같은 조연', '주전같은 비 주전'
안양 KGC 포워드 이정현(25,191cm)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올해로 프로 2년차를 맞이하는 이정현에게 식스맨이라는 옷이 낯설었다. 지난해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팀 사정상 주전으로 코트를 누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12시즌 김태술과 양희종의 군 제대로 식스맨이라는 임무를 맡은 이정현은 그 누구보다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경기 당 평균적으로 30분38초를 뛰면서 13득점 2.27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주전이 아니기에 올 시즌 출장시간은 평균 24분35초로 줄었지만, 10.2득점에 2.6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올리며 여전히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안양 KGC 이상범 감독은 "(이)정현이를 보면 참 착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 코트 안에서든 밖에서든 배우려는 자세로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낸다. (이)정현이는 공격에서도 그렇지만 수비에서도 빛을 발한다. 팀 내에서 식스맨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이정현이 가지고 있는 개인 최다 득점은 지난 2011년 10월 26일 고양 오리온스전에서 기록한 25득점이다. 당시 그는 3점슛만 무려 6개를 성공시키며,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정현의 25득점은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서운 신인 오세근도 세우지 못한 기록이며, 그나마 박찬희 만이 타이기록(2011년 10월 18일 서울 삼성전)을 가지고 있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대행은 "안양 KGC의 가장 큰 힘은 벤치에 있는 선수들조차 다름 팀에서는 주전으로 뛸 수 있을 만큼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정현 같은 식스맨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정현은 슈팅감도 좋지만, 경기를 뛰면서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아는 선수다. 아직 2년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식스맨은 경기 중반에 투입이 되기 때문에 경기 흐름에 맞춰 코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애로 사항이 있다. 사실 베스트5의 경우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서서히 몸을 달궈내지만, 그렇지 못하는 식스맨은 경기 중반에 들어와 오히려 흐름을 읽지 못하고 민폐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거기에 비하면 이정현은 47.7%의 야투 성공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또 식스맨이라는 자리 특성상 경기 감각 유지의 어려움을 겪는 것에 반해, 이정현은 4쿼터 평균 4.1득점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에 아직 2년차 시즌을 맞이한 이정현이지만, 그에게 식스맨상의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식스맨상…사실 욕심은 난다. 하지만 지금은 내 개인적인 타이틀보다는 팀의 매 경기 승리에 집중하고 싶다. 내가 열심히 팀을 위해 싸우다 보면 그에 상응한 성적도 나올 것이고 그러다 보면 상이라는 것도 자연스레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올 시즌 꼭 한국프로농구계 가장 높은 곳에 안양 KGC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핵물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의 98%가 별을 구성하는 물질과 동일하다고 한다. 쉽게 말해 인간은 누구나 별인 것이다. 그러기에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던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빛을 발할 줄 아는 사람은 진정한 별인 것이다. 지금도 코트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정현이야 말로 진정한 별이 아닐까.
[안양 KGC 이정현(위·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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