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인턴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바르셀로나를 넘지 못했다.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도 없다. 거친 축구라는 꼼수도 승리가 아닌 비난만 불러오고 있다. 현 스쿼드로 바르셀로나를 꺾을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1-12시즌 코파 델 레이(국왕컵) 8강 1차전에서 홈팀 레알 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포르투갈)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내리 두 골을 실점하며 무너졌다. 올 시즌 홈에서만 벌써 3번째 패배다.
무리뉴 감독은 스페인 현지 언론의 예상을 깬 베스트11을 가동했다. 이슈가 됐던 중앙 수비수 페페(포르투갈)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했고 문제의 오른쪽 수비는 멀티 플레이어 알틴톱(터키)이 포진했다. 그리고 최전방에는 호날두와 함께 벤제마(프랑스), 이과인(아르헨티나)이 동시 출격했다. 중원에 견고함을 더하고 공격의 날카로움을 준 변화였다.
케디라(독일)와 디 마리아(아르헨티나)의 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준 레알 마드리드와 달리 바르셀로나는 기존의 전술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메시(아르헨티나)가 중앙에서 프리롤 역할을 수행했고 산체스(칠레)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라인을 괴롭혔다.
레알 마드리드가 앞선 3차례 엘 클라시코와 다른 변화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을 제외하곤 주목할 만한 전술 포인트는 없었다. 중앙 수비수 페페를 미드필더로 끌어올린 일명 페페 시프트는 이미 지난 해 선보인 카드다. 전진 압박도 마찬가지다. 무리뉴 감독으로부터 무언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팬들에겐 '똑같은 엘 클라시코'가 반복됐다.
무리뉴 감독은 부임 이후 바르셀로나와 9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승3무5패다. 그동안의 엘 클라시코를 살펴보면, 무리뉴가 생각하는 바르셀로나 격파법은 ▲전진 압박 ▲3명의 미드필더 가동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 압축 ▲거친 파울 ▲빠른 역습 등으로 보인다.
즉, 3명의 미드필더를 가동해 바르셀로나의 사비(스페인), 파브레가스(스페인) 혹은 이니에스타, 부스케츠(스페인)를 일대일 또는 로테이션으로 견제하고 수비형 미드필더를 통해 중앙에서 메시가 돌파할 공간을 지운다. 그리고 거친 파울로 바르셀로나 패스 게임의 흐름을 끊고 호날두의 빠른 발을 활용해 수비라인이 높은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을 역습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이것이 90분 동안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 같은 무리뉴 감독의 지시를 경기 초반 매우 잘 수행한다. 지난 해 12월 열린 리그에서도, 이번 국왕컵 8강 1차전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는 경기 초반 선제골을 넣으며 무리뉴의 방법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레알 마드리드는 선제골을 통한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추가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매번 동점골을 허용하며 유리한 흐름이 끊겼다. 여기에 역전골까지 내주며 경기 전 굳게 다졌던 정신력마저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패인을 멘탈 붕괴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 패배에 책임이 있는 것은 나다. 바르셀로나는 훌륭한 팀이다. 그들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 1-0 상황에서 더 많은 역습을 기대했지만 후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을 허용했다. 이후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바르셀로나는 강해졌다"며 이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국왕컵 8강 2차전은 일주일 뒤인 26일 오전에 열린다. 이날 원정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바르셀로나다. 홈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국왕컵 4강 진출이 확정된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두 골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무리뉴 감독.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