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팬들이 꼽은 매력 중의 하나는 김병현이 만화에나 나올 법한 캐릭터라는 것이다.
일례로 2006년 제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이치로가 "한국이 30년 동안 이기지 못하게 해 주겠다"라고 한 발언에 김병현은 "만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러는 것 같다"고 응수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을 한 뉴스의 캡쳐 장면은 합성 진위가 오갈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김병현은 특유의 튀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넥센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위해 한국땅을 찾은 김병현은 여전히 만화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김병현은 2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고 공항 인근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호텔 리젠시룸에서 입단 환영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메이저리그 시절 주로 달았던 등번호 49번이 새겨진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병현은 시차적응 때문에 몇몇 질문을 못 알아듣기도 했지만 거침없는 발언도 가끔 던져 기자회견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풍운아','악동' 등의 이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이었다. 김병현은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을 가서 운동을 하면서 갑자기 유명해져서 적응기간이 필요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안 좋은 이미지를 쌓게 된 것 같다"고 해명하면서도 "나 자신도 그렇게 이상한 놈은 아니다"라며 웃어보였다.
또한 자신의 완벽주의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한국으로 못 돌아가고 있었던 것은 넥센 때문이 아니었고 자존심 때문에도 아니었다. 단지 내 자신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에…"라면서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야구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좀 더 냉정하고 꼼꼼하게 보는 성격에 대해 '정신병'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최근 김병현은 갑작스럽게 미국행을 자처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러 간 것이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자신의 개인사 때문에 미국을 가긴 했지만 솔직히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볼 시도는 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한국이 그리워진 것은 미국의 교통 문화였다.
김병현은 "미국에 운동하러 왔다가 마음을 굳히게 된 계기는 마음도 너무 허전하고 몸이 옛날같지도 않고 긴장감도 없고"라면서 "한국에 오면 운전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서로 깜빡이 켜고 뛰어들고 하잖아요. 미국은 그런 것도 없고…그런 것이 그리웠던 것 같다"라고 말해 일순간 기자회견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절정은 넥센에 대한 이미지였다. 이장석 대표이사와 넥센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넥센에 대한 이미지가 바꼈다는 말을 거듭했던 김병현은 '기존의 넥센 이미지'에 대해 묻자 너무도 솔직하게 답했다.
특히 김병현은 "넥센 하면 예전에 선수도 많이 팔고 대표님 성도 바꾸고 사람들이 그런다고 하더라. 그 외에도 여러가지…주차장에서 연습도 하고 돈을 밀려서 못내고…"라고 말해 옆자리에 앉은 이장석 대표이사가 당황한 웃음을 짓게 했다.
하지만 이러했던 넥센이었기에 김병현의 마음이 돌아섰다. 본인이 그 일들을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편견과 오해를 갖고 보는 것처럼 넥센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동질감'이 느껴졌기 때문에 김병현은 넥센행을 택했다.
넥센에는 다소 '튀는' 말을 하는 선수들이 많이 없다. 이런 넥센에 조금은 톡톡 튀는 발언을 하는 김병현이 들어가게 되면서 2012시즌에 화젯거리를 양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된 김병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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