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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후반기 라운드 첫 경기에서 1.FC 쾰른에게 1-0의 신승을 거두며 기분좋게 후반기를 시작한 VfL 볼프스부르크가 19라운드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쳤고 오히려 볼 점유율에서는 근소하게 앞섰을 정도로 대등한 경기였지만 결국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후반 15분과 후반 인저리 타임 도중 마리오 고메즈와 아르옌 로벤에게 각각 연속골을 허용해 패하고 말았다.
잘 알려진 대로 볼프스부르크는 펠릭스 마가트 감독이 사령탑으로 복귀한 이후 스쿼드의 변화가 매우 심하다. 지난 2011년 3월 18일부터 피에르 리트바르스키 전임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을 맡은 마가트는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10여명에 달하는 선수들을 영입했고 그 과정에서 그에 준하는 숫자의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하지만 마가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 약간의 기일을 남겨두고 있는 겨울철 이적 기간을 통해서도 이미 8명의 선수들을 새롭게 영입했다. 알렉산더 흘렙의 경우는 올시즌 팀에 합류해 단 4경기만을 뛴 채 반년만에 정리 해고됐고 역시 올시즌 합류한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는 전반기 라운드 도중 전력 외로 분류돼 남은 시즌 동안 팀 훈련만 소화하며 다음 시즌 활약할 팀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볼프스부르크는 사실 분데스리가 내에서도 자금력이 상위권에 속하는 팀이다. 독일 최대 통신 업체인 도이치 텔레콤으로부터 연간 2천만 유로(약 295억원)를 상회하는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으며 그 밖에도 아우디, 아디다스 등 3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기업들과 스폰서십을 체결해 막대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세계 굴지의 자동차 기업인 폴크스바겐과 연간 2천만 유로(약 295억원)에 달하는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있어 주 스폰서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은 바이에른과 거의 동일할 정도다.
폴크스바겐의 본사가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하고 있고 주민 대부분이 폴크스바겐사와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면서 사실상 폴크스바겐의 도시로도 잘 알려진 볼프스부르크인 만큼 독일 내에서는 ‘볼프스부르크=폴크스바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창단 이후 7년째인 1952년부터 볼프스부르크의 주 스폰서를 맡고 있는 폴크스바겐이 본격적으로 팀에 투자를 단행한 것은 지난 03-04 시즌을 앞두고 아르헨티나의 신성 안드레스 달레산드로를 영입하면서부터였다.
이후 매시즌 눈에 띄는 영입들을 이뤄내며 리그 내에서 자리를 잡은 볼프스부르크는 08-09 시즌들어 마가트 감독 하에서 드디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의 강호로 자리잡았다. 07-08 시즌부터 볼프스부르크의 사령탑으로 자리한 마가트는 이전 시즌 중반까지 바이에른의 감독으로 재직하며 두 시즌 연속 리그와 포칼(컵대회)을 우승하는 연속 더블을 이룩했지만 구단 수뇌부와 적지 않은 의견 충돌로 감독직에서 물러났고 반시즌간 방송사의 전문 패널로 활동하는 등 야인 생활을 잠시 경험한 뒤 볼프스부르크에 입성했다.
2년 연속 더블이라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이뤘음에도 마가트가 바이에른과 결별한 이유는 언급한 바대로 수뇌부와의 의견 대립이었다. 그간 1.FC 뉘른베르크,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VfB 슈투트가르트 등 자금력이 넉넉치 않은 팀에서 단장 역을 동반 수행했던 마가트였던 만큼 막대한 돈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고 모든 것이 철저하게 분업화 및 세분화 되어 있는 빅클럽 바이에른과는 처음부터 생리적으로 어울리지 않았다.
감독이 교체될 때마다 대형 스타급 선수들을 함께 영입하며 힘을 실어주던 바이에른은 마가트에게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작은 클럽에 익숙했던 마가트는 구단이 제시한 빅네임들을 마다한 채 바이에른에서의 첫 시즌 토르스텐 프링스와 안드레아스 괴를리츠만을 영입했고 이듬 시즌 역시 필립 람을 슈투트가르트에서 원대 복귀 시키고 이란 대표인 알리 카리미, 발레리앙 이스마엘 등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프링스의 경우 마가트가 감독으로 선입되기 이전 이미 영입이 결정된 상태였고 람 역시 임대중이었던 만큼 마가트 감독 하에서 돈을 들인 영입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결국 자국에서 2년 연속 더블을 이룩했음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지 못했던 만큼 마가트는 바이에른 수뇌부의 눈밖에 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팀에서의 세번째 시즌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경질됐다. 실제로 당시 구단주를 맡았던 프란츠 베켄바우어와 구단 이사장이었던 칼-하인츠 루메니게는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돈이 있지만 쓰려하지 않는 감독의 고집을 꺾지 못하고 있다는 우회적인 비판을 종종 했던 바 있다.
선수 영입에서도 구단 수뇌부와 이견을 보였던 마가트는 선수 활용에서도 이견을 보였다. 당시 독일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미하엘 발락, 수비형 미드필더 프링스의 조합이 굳어져 있던 상황에서 마가트는 발락에게 수비형 미드필더를 프링스에게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기는 고집을 보이며 안팎으로 비난을 받았고 심지어는 원하지 않는 포지션에서 활약하게 된 프링스조차 마가트의 선수 기용 방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2년 연속 더블이라는 리그 최초의 기록을 세우고도 퇴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본연의 포지션이 오른쪽 풀백이었던 람을 슈투트가르트 시절 왼쪽으로 이동시켰던 것 역시 마가트의 작품이다. 물론 람처럼 성공적인 사례로 남은 경우도 있지만 그의 고집스러운 결정이 독으로 작용해 실패한 사례들도 적지 않다. 윌리 사뇰, 마틴 데미켈리스, 괴를리츠 등 포지션 이동 문제로 마가트와 불편한 관계에 놓였던 선수들은 결코 적지 않다.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서라도 마가트가 볼프스부르크에 입성한 것은 볼프스부르크로서는 엄청난 수확이었다. 이른바 스타급 감독을 이른바 모셔오기에 성공하면서 볼프스부르크는 마가트에게 단장직을 겸할 수 있는 전권을 주었고 특히 우승을 차지한 08-09 시즌 26라운드 바이에른과의 원정 경기에서 5-1로 대승을 거두며 1위로 올라선 볼프스부르크는 시즌 막판까지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결국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의심할 여지가 없이 마가트는 독일 내에서는 이른바 가장 잘 나가는 감독들 중 한명이다. 하지만 그의 독단적인 결정 방식이나 선수단 운영 등에 대해서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결코 적지 않다. 현재 볼프스부르크에서도 그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전반기 후반 무렵 전력 외로 구분하며 더 이상 기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얀 폴락이나 알렉산더 마틀룽을 후반기에 선발로 기용하는 등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영입한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방출시킨 선수들도 적지 않다. 좋은 뜻으로 해석한다면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과도기로 볼 수 있지만 지나친 선수 욕심이 부른 과도한 낭비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이 과정에서 국내 팬들에게 궁금증으로 남는 것은 결국 구자철의 활용 여부일 것이다. 구자철이 현재 본연의 포지션에서 활약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볼프스부르크를 다시금 맡을 당시 마가트는 “볼프스부르크를 맡고 있는 한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쓰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던 바 있지만 현재 볼프스부르크는 어느 때부터인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쓰는 것이 일반화 된 상태다. 윙 플레이어를 두는 4-4-2 형태를 쓰고 있는 마가트다. 다이아몬드 형태로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것이 마가트의 트레이드 마크였지만 이를 버린지는 이미 오래다. 전술이 바뀌면서 구자철 역시 윙어의 위치에 혹은 공격수의 위치 등에 필요에 따라 배치되고 있다.
지도자와 선수간의 수직적인 관계에 익숙한 국내 선수들의 경우 포지션의 이동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는 편이다. 철저한 수비가담을 요구하는 마가트에 반기를 들고 팀을 이탈하는 디에구와 같은 경우는 한국적인 정서에는 절대 맞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구자철은 마가트의 요구를 비교적 잘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감독으로서는 훈련에서의 성과만 나온다면 주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마코토 하세베가 풀백과 미드필더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팀에서 요구하는 포지션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엄밀히 베스트 11에 들어있다고는 보기 힘든 구자철이지만 12번째 혹은 13번째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구자철이다.
겨울철 이적 기간을 이용해 팀에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영입되면서 볼프스부르크는 또 한번 최상의 조합을 찾기 위한 실험들이 계속될 전망이다. 빠르면 향후 1~2경기를 통해 혹은 한달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어떤 자리에서도 무난한 활약을 보장하는 구자철이라면 최전방 공격수와 골키퍼, 수비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 걸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쉬칸 데야가, 하산 살리하미치치, 파트릭 옥스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비에리냐 등이 중앙보다는 측면 성향이 고정된 선수들이고 조수에, 크리스티안 트래쉬, 하세베, 알렉산드르 지라첵 등이 수비적인 성향이 짙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분명한 색깔을 가지는 구자철이다. 공격 임무를 맡으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서 구자철이 갖는 입지는 확고하다. 남은 과제는 훈련에서의 좋은 성과와 감독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에 주력하는 것이다.
[사진 = 구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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