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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함상범 기자] 배우 정우성과 한지민, 김범의 출연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종합편성채널 JTBC 월화드라마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 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는 정우성이 기적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며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친구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채 16년의 청춘을 감옥에서 보낸 양강칠(정우성 분)은 석방 된 뒤 간암 말기 판정까지 받은 처연하고 기구한 인생이었다. 힘겹게 사랑하는 여자 지나(한지민 분)을 얻었지만 병세는 악화돼 갔다.
7일 마지막 방송분에서는 강칠이 어머니 미자(나문희 분)과 마지막 여행을 떠났고, 이후 주위를 정리하고 지나와 죽음을 앞둔 신혼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중 강칠과 지나, 미자, 국수(김범 분) 등은 강칠의 아픔 때문에 눈물을 끊임없이 내비쳤다.
강원도 신혼집에서도 강칠의 병세는 심각했다. 지나의 간호로 겨우 의식을 되찾는 수준이었다. 이때 기적이 찾아왔다. 강칠에게 기적은 특별한 순간이 아닌 매 순간이었다. 정신을 차린 강칠은 국수에게 전화를 걸어 "넌 못난 양아치 형에 천사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어. 기적은 있어 국수야. 지나간 모든 시간, 나한테 단 한 순간도 기적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어"라며 국수, 지나, 어머니 등을 거론했다. 이어 "그게 다 기적이 아니면 무엇이 기적이겠어. 이제 알았어. 나에게 기적이 없었던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어. 나 정말 행복해"라고 고백했다.
그러자 국수의 등에서 사라졌던 날개가 활짝 펴졌다. '기적은 매 순간의 행복'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진짜 기적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또 정우성은 "언젠가 그랬지. 세상하고 뜨겁게 맞짱 한 번 뜰거라고. 그 맞짱에서 내가, 형이 이겼어. 세상이 아무리 무섭게 덤벼도 내가 행복하니까 내가 이겼어"라고 눈물 섞인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어진 장면에서 강칠에게 비쳐진 한줄기 빛은 강칠의 밝은 미래를 암시했다.
마지막 장면은 설원 위에서 지나와 영화 '러브스토리'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눈 맞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한 강칠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나체로 설원을 지나와 누볐다. 설원 위 두 사람의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국수씨 어머니한테 전해주세요. 강칠씨랑 저랑은 정말 잘 지낸다고. 강칠씨는 매일 새로운 기적을 만들며, 지금 이 순간도 웃음을 전해준다고. 그렇게 우린 매순간을 감사하며 잘 지낸다고. 그리고 봄에 통영으로 가겠다고. 약속 잘지키는 강칠씨가 약속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주세요. 국수씨 우린 행복해요"라고 지나가 국수에게 보낸 편지가 내레이션으로 흐르며 극이 마무리됐다.
우리 손에 닿을 듯한 소재를 통해 많은 감동을 안겼던 노희경 작가가 판타지를 그렸다는 것부터 아이리스 김규태 감독의 영상미, 정우성, 한지민, 김범 등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빠담빠담'은 배우들의 호연과 뚜렷한 메시지를 남기며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빠담빠담'은 여러가지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 됐다. 먼저 "'기적'이란 무엇인가" "기적은 선한 사람한테 줘야 하나. 그렇다면 선과 악은 누가 결정하나"라는 노희경 작가의 고민에서부터 출발했다는 '빠담빠담은 "기적은 매 순간 감사하며 사는 것"이라는 일반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또 연기력 논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정우성을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 자리매김시켰고, 미소년 느낌이 강했던 김범을 강인한 남자로 키워냈다. 또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의 한지민에게는 도도한 매력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기회도 됐다. 더욱이 최태준, 김지유 등 연기파 배우들도 발굴해냈고, 더불어 나문희, 장항선 등 기성배우들의 연륜 가득한 힘을 뽐내게 했다.
하지만 방송 전 종편 시청률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는 못 미친 1%대의 시청률을 기록,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빠담빠담' 후속으로는 의학드라마 '신드롬'이 방송된다.
[사진 = JTBC 방송화면]
함상범 기자 kcabu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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