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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점점 배구 코트를 압박해오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느낌이다.
8일 대구 지검은 프로배구 KEPCO 45 소속 현역 선수 2명을 긴급 체포했다. 대구 지검은 8일 상무와의 경기를 위해 의왕에 있는 KEPCO 숙소에서 수원으로 출발하려는 두 선수를 긴급 체포해 연행했다.
이로써 배구 승부조작과 관련돼 구속되거나 체포된 인원은 6명으로 늘어났다. 그 중 전·현직 선수가 5명이나 포함돼 있다. 선수의 네임밸류도 추가 소식이 나올 때마다 커지고 있다.
브로커 강 모씨와 함께 구속된 리베로 출신 은퇴선수 염 모씨만 하더라도 이름값이 아주 높은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8일 오후 구속된 것이 밝혀진 전·현직 선수 정 모씨와 김 모씨의 경우 특급선수는 아니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이름값도 상당히 있었다.
그리고 8일 밤 밝혀진 2명의 긴급체포 소식은 팬들을 더욱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두 명 모두 신인왕 출신이었던 것. 그 중 한 명은 지난시즌 신인왕이었으며 향후 한국배구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평가받았기에 충격은 더했다. 그리고 연이은 소식이 터지며 하루 사이에 배구의 인기와 위상, 신뢰도는 한없이 추락했다.
문제는 이것이 사건의 끝이 아닌 시작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한국 축구를 뒤흔들어 놓았던 승부조작 파문 경우에도 쉴 새 없이 새로운 승부조작 사건이 터져 나왔다. 결국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선수 또는 선수출신 65명 중 62명이 징계를 받은 뒤에야 가라 앉았다.
연루 시기도 확대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이유다. 처음 구속된 선수 3명이 연루된 시기는 2009-2010시즌인 반면 긴급체포된 2명의 경우 지난해 프로에 입단하거나 KEPCO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물론 16개 구단이나 있는 축구와 달리 배구의 경우 6팀 밖에 되지 않기에 절대적인 숫자는 축구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기에 승부조작 관련 전·현직 선수가 훨씬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적은 봉급으로 인해 승부조작과 관련해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상무쪽도 추이를 지켜봐야한다.
KEPCO 한 팀만의 아픔으로 끝날까, 아니면 이제 시작인 것일까. 불행히도 현재로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사진=배구 코트 전경]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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