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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배우 차인표가 시트콤에 도전한다. 데뷔 19년만에 첫 도전이다.
그동안 차인표는 대부분 진중하고 무게있는 역할을 도맡아왔다. 카리스마 넘치고 남성미를 강조한 역이 그에게 주어진 것은 굵직한 외모에서 풍겨진 분위기가 한몫했다.
15일 진행된 KBS 2TV 일일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제작 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예고편에서 차인표는 우스웠다. 다른 사람이 아닌 '차인표' 였기에 우스웠다. 지금까지의 이미지와 다소 달랐기 때문이다.
'선녀가 필요해'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탄생한 시트콤이다. 잠시 지상에 내려왔다가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 모녀 왕모(심혜진 분)와 채화(황우슬혜 분)가 지상에 머물게 되면서 겪게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 차인표는 연예계 비즈니스에 불패신화를 이룬 엔터테인먼트계의 전설적인 사장 차세주 역을 맡았다. 역할이 절대 웃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차인표는 제작발표회에서 '웃기고 싶다'는 열망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는 19년만에 시트콤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아내 신애라를 거론했지만 결국은 '개그 욕심'이었다.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망가지길 원하더라" "평소 내 모습이 웃기다고 한다" "대중들이 원한다면 망가질수 있다"는 등의 말을 통해 시트콤 도전에 대해 각오를 전했지만 마지막엔 "나 역시도 웃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마무리했다.
제작발표회를 통해 본 차인표를 참으로 유쾌한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온 대본 속 '전광렬'이라는 이름 석자를 놓치지 않고 "원래 전광렬씨였나보더라"고 고찬수 PD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웃음을 유발했으며, "전광렬 선배님이 출연 안한 것을 후회하도록 해주겠다"며 "보고 있나, 전광렬"을 연상케 하는 발언으로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그의 말대로 대중들은 이제 차인표라는 배우가 얼마나 망가지나 기다리고 있다. 과거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 이순재, 만년 구박덩어리 정보석, MBC '몽땅 내사랑'의 김집사 정호빈 등 의외의 반전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차인표의 코믹 연기가 자연스러울까"를 걱정하지 않는다. 이범수는 과거 "내가 진지한 정극을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코믹 연기가 자연스러운 것은 내가 우스운 사람이라서가 아니다. 정극도 코믹연기만큼 자신있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으로 '한 연기' 한다는 차인표의 코믹 연기는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연기 내공이라면 망가지는 것도 그저 연기의 한 부분일테니 말이다.
다만 대중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차인표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을까"이다. 차인표는 "대중들이 원한다면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말과 "일주일에 다섯번 웃겨 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BS가 4년만에 야심차게 준비한 시트콤, 차인표가 19년만에 도전하는 시트콤.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는 나무꾼의 모습으로 엄청 망가질 차인표의 숨겨둔 개그본능이 궁금해진다.
[차인표(위, 아래), 이두일, 박민우, 우리, 차인표(가운데 사진 왼쪽부터). 사진 = 모스컴퍼니 제공.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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