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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3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맛깔스러운 사투리 대사다.
부산을 배경으로, 부산의 넘버원이 되고자 하는 '나쁜 놈'들의 승부를 그린 이 작품은 최민식 하정우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부산 사투리를 수준급으로 구사한다. 특히 하정우의 경우, 부산이 고향인 윤종빈 감독의 부산 친구들과 한달여를 동고동락하며 사투리를 입에 익혔다. 최민식도 중년층 부산 남자 특유의 맛을 잘 살려냈다라는 평을 얻었다.
이 가운데,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떠오르는 유행어는 바로 "살아있~네"다. 조직 보스인 하정우가 다방 여종업원의 가슴을 훔쳐보며 건넨 이 말은 그의 부하들 사이에서도 유행어처럼 번졌다. 남자다운 부산 억양과 함께 내뱉는 이 대사를, 최민식도 식혜를 먹으며 시원스럽게 활용한다.
이 대사는 실제 윤종빈 감독이 부산에서 보낸 학창시절 친구들과 자주 사용하던 말이었다.
이 외에도 영화 속에는 매 장면마다 인상적인 대사들이 등장한다.
언변술이 좋은 최민식에게 조진웅은 '남 신경쓰지 말고 당신이나 잘해라'라는 의미로, "그쪽 가르마 타는 거나 신경 쓰이소. 남 타는 거 상관하지 말고"라는 독특한 표현을 쓴다. 또 여사장 김혜은은 자신이 고용한 경리까지 해고시킨 최민식에게 따지며 "식순이 앞에서 행주 짜지마라"라고 대든다. 또 하정우는 상대편 조직 두목이자 과거 한솥밥을 먹은 조진웅의 기를 꺾기 위해 "니 불 한번 붙여봐라"라고 말한다. 마치 영화 '친구'의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최민식이 "내가 이??다. 이??다"라고 말하는 장면 또한 윤종빈 감독의 독특한 경험에서 빚어진 대사다. 윤종빈 감독은 최근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24살 대학시절, 군 제대 이후 몇년 만에 부산 해운대를 지나가는데 남자 둘이서 말 그대로 개싸움을 하고 있었다. 보기 민망할 정도로 머리카락까지 뜯으며 싸우는데 그중 한 사람의 여자친구가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싸움이 끝난 뒤, 한 남자가 그 여자친구에게 '내 이??제?'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봤다. 너무 웃겼고 그게 바로 부산의 정서구나 했다. 알량한 남자들의 자존심같은 거랄까"라고 대사의 유래가 된 경험을 들려줬다.
[사진='범죄와의 전쟁']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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