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 이대호, "하나도 안 기쁘다"

[마이데일리 = 일본 오키나와 고동현 기자] 나름의 의미를 둘 수 있었지만 이대호 다웠다.

'빅보이' 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 데뷔 후 실전 경기에서 첫 안타를 터뜨렸다. 이대호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4회 외국인 투수 지오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로써 이대호는 일본 데뷔 두 번째 경기, 네 번째 타석만에 첫 안타를 신고했다. 전날 열린 한신과의 비공식 데뷔전에서는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요코하마 선발 다카사키 켄타로와 만난 이대호는 볼카운트 2-0에서 2-3를 만드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6구째 직구에 힘없는 유격수 땅볼을 때렸다.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이대호는 4회초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지오와 만났다. 1루 주자 후카에의 도루로 득점 찬스로 바뀐 상황. 이대호는 볼카운트 1-1에서 지오의 가운데 약간 높은 직구를 놓치지 않고 깨끗한 중전 안타를 때렸다.

하나의 기쁨과 하나의 아쉬움이 교차했다. 비공식이기는 하지만 일본 무대 첫 안타가 터지는 순간이기도 했지만 첫 타점은 놓쳤기 때문이다. 2루 주자 후카에가 타구 판단을 실수해 몸이 2루 베이스쪽으로 쏠렸던 관계로 홈에 들어올 수 있는 타구를 3루까지 밖에 가지 못했다. 이후 이대호는 대주자 가와바타로 교체됐다.

2타수 1안타. 아주 돋보이지는 않는 성적이지만 안타 물꼬를 텄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의연했다. 경기 후 만난 이대호는 "안타 하나 치고 무슨 인터뷰냐"고 손사래를 쳤다.

이어 "하나도 안 기쁘다. 의미도 하나도 없다"고 밝히며 구단 버스에 올랐다. 작은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조용히 일본 야구에 적응해 가는 이대호다.

[오릭스 이대호. 사진=일본 오키나와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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