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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세계 영화인들이 영화 '아티스트(The Artist, 감독 미셀 하자나비시우스)'와 '휴고(HUGO, 감독 마틴 스콜세지)'를 통해 옛 영화인들에게 존경을 표했다.
2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코닥 극장에서는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이 열렸다. 전체 24개 부문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연 '아티스트'와 '휴고'다. 두 영화는 나란히 최다 수상인 5관왕을 기록하며 전체 상의 반에 육박하는 10개의 상을 휩쓸었다.
21세기 흑백 무성영화인 '아티스트'와 환상적인 3D 효과를 선보인 '휴고'는 언뜻 보면 서로 닮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두 작품 모두 영화 역사상 급변의 시기를 살아간 선배 영화인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우선 '아티스트'는 현 시대에 역행하는 과거 흑백 무성영화라는 방법으로 토키(유성영화) 시대를 살아간 영화인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1927년 말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무성영화계 최고의 스타 조지(장 뒤자르댕 분)와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 분)의 러브 스토리를 그리고 있지만 이 속에는 유성영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사라져간 무성영화 배우들에 대한 위안, 토키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남았던 선배 영화인들에 대한 존경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화려한 영상으로 치장하기 보단 치장을 뺀, 그 자체로 순수한 흑백 무성영화를 내 놓음으로써 오히려 관객의 몰입도를 높여 영화 관계자 뿐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호평까지 얻었다.
그 결과 '아티스트'는 관객들의 사랑은 물론 영화인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특히 지난달 열린 '제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부문 최우수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음악상을 수상하면서 최다인 3관왕을 기록한데 이어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의상상 등을 최다 수상해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모두를 싹쓸이했다.
반면 '휴고'는 '아티스트'와 사뭇 다른 방법으로 선배 영화인들을 추억한다. 표면적으로는 가족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영화 역사상 길이 남은 조르주 멜리에스라는 인물이 자리 잡고 있다.
'휴고'는 주인공 휴고(아사 버터필드 분)가 아버지의 유품인 로봇 인형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된 거대한 비밀을 그린 영화로, 극 초반 휴고가 비밀을 풀어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중반부터는 휴고보다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 인생을 주로 다루고 있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혹은 지금 쓰이는 특수효과의 기반을 만든 인물이며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편집과 기교 등을 이용해 허구적인 이야기들을 탄생시켰다.
그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한 '휴고'는 조르주 멜리에스의 대표작인 '달나라 여행'을 실감나는 3D 화면으로 재연하고, 초창기 영화에 인생을 바쳤던 인물들의 영화 제작 과정을 생생한 입체 영상으로 선보이는 방법 등을 통해 조르주 멜리에스를 비롯한 선대 영화인들을 칭송한다.
'휴고'는 이번 '제84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총 11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됐지만 결과적으로 주요 5관왕의 수상자가 되진 못했다. 하지만 옛 거장의 행보를 되짚었을 뿐 아니라 그 과정을 실감나는 영상으로 만들어 냈고, 아카데미는 이런 '휴고'에게 촬영상, 미술상, 시각 효과상, 음향 및 음향효과상 등 각족 기술상 부문에서 총 5관왕을 안기며 영화 선배들을 향한 경의를 표했다.
[사진 = '아티스트' 스틸컷 중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장 뒤자르댕, 장 뒤자르댕과 베레니스 베조가 춤추고 있는 모습(위)과 '휴고' 스틸컷 중 아사 버터필드, 아사 버터필드와 클레이 모레츠(아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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