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이선균은 변영주 감독의 영화 ‘화차’에서 사라진 약혼녀(김민희 분)를 찾는 순정남으로 나왔다. 그 과정에서 그의 모든 것이 거짓으로 들어나고, 나중에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의 정체까지 모호해진 상황에서까지 자신의 약혼녀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저버리지 않았다.
이런 문호라는 인물을 연기한 그는 영화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애써 억누르지 않았다. 약혼녀에 대한 사랑, 그리움, 답답함, 분노 등 다양한 표출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혹은 송두리째 빼앗겨버린 남자로 완벽히 변신했다. 그의 감정들은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이됐고, 영화에 현실감을 부여했다.
이선균은 김민희처럼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도 아니고, 조성하처럼 감춰진 비밀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인물도 아니지만 영화 속 역할은 그 누구보다 중요했다. 그가 바로 약혼녀 선영을 찾아가는 영화의 기본 스토리에 당위성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사실 갑작스레 자신을 갑자기 떠난 여자의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게 되고, 상상도 못할 충격적인 사건(이 사건이 무엇인지는 영화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에 연루됐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믿으면서 행방을 수소문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 설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연기는 이런 생각을 바꿔 놓는다. 문호의 행동과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선영은 당연히 찾아야 할 인물이 돼 있다. 이와 함께 한 여자를 전폭적으로 믿으며 자신의 사랑을 고수하는 이에게 뭔지 모를 경외감까지 느끼도록 한다.
그는 “이 신에서 무엇이 중요하기에 문호가 그녀를 찾을 것이며, 이 신에서는 무엇이 중요하기에 그녀를 놓지 못할 것이며...그런 것들을 제가 나눠야 됐다. 제가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영화 속에서 매끄럽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굉장히 매끄럽게 넘어간 부분이 있다”며 “제가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 냈기 때문에 매끄럽게 넘어간 것인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매끄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예민하게 굴었던 것인지 궁금하긴 하다”고 웃음기 어린 말을 전했다.
또 “저는 전자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쭉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그렇게 만들어내기 위해 굉장히 예민하게 군 것도 있다. 그것이 제가 해야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연기 열정을 내비쳤다.
이선균은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하는 즐거움을 더 크게 느낀 듯 보였다. 영화 말미 용산 CGV 주차장에서 찍은 신은 그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안긴 촬영이었다.
그는 “현장이 잘 돌아가긴 했지만 그 장면을 찍을 때는 부담이 많았다. 감정적으로도 그렇지만 해가 저물 때였고 퇴근 시간과 겹쳐 사람들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집중을 해야 됐지만 환경적으로는 집중이 안 될 상황이었고 사람들은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히려 집중은 잘 됐던 것 같다. 한 테이크에 갔다”고 회상했다.
덧붙여 “영화를 찍으면서 그렇게 큰 감정을 연기해 본 적도 처음이었다. 그것을 진심으로 표현했다는 보람 같은 것도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호흡들이 나올 때 짜릿한 게 있다”며 “기가 빠져서 두 번은 못 가겠더라. 다음날, 필요한 투샷 같은 건 따로 찍었지만 그 때 민희와 교감하는 느낌도 좋았다”고 평했다.
이선균은 ‘화차’를 통해 자신의 연기 영역을 한 단계 더 넓혔다. 그 역시 “제가 가지고 있는 걸 확장시키고 싶었다. 남자다운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배우로서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확장의 개념에서) 좀 더 잘 나아가야죠”라고 겸손한 말을 남겼다.
[사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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