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여러모로 씁쓸함을 남긴다.
LG 우완투수 김성현이 검찰에 체포됐다. 승부조작 혐의다. 대구지방검찰청은 28일 LG 트윈스 소속 김 모 선수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구속 영장은 청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소환이 아닌 체포가 곧바로 이뤄진 것으로 봤을 때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김성현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상당 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향후 상벌위원회를 열어 자격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 "40세이브로 신인왕 하겠다"던 당찬 신인
김성현은 2008년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나이였지만 당시에도 적지 않은 굴곡을 겪었다. 대구 출신인 김성현은 제주관광산업고를 졸업했다. 대구고 1학년을 마친 뒤 전학을 갔기 때문이다. 전학 과정에서 야구협회 규정으로 인해 6개월간 출장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중학교 때는 투수로의 변신을 위해 1년간 유급을 하기도 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지명되는 기쁨을 누렸지만 지명된 팀은 다름아닌 당시 가장 팀 사정이 좋지 않았던 현대였다. 결국 김성현은 현대 해체에 이은 히어로즈 창단 과정에서 두 번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2008년 4월 만났던 김성현의 얼굴에서 이러한 우여곡절은 느껴지지 않았다. 김성현은 속삭이는 듯 하지만 차분한 어조로 그간의 일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자신감이었다. 김성현은 그 해 가장 주목 받던 신인 정찬헌과 자신을 비교하며 "다른 것은 모두 정찬헌이 앞서지만 자신감만은 내가 앞선다"고 말했다. 또한 시즌에 들어가기 앞서 마무리투수로 낙점 받았을 때는 "40세이브로 신인왕을 하고 싶다"는 패기 넘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지금은 당당함 대신 초라함이 남아 있을 뿐이다.
▲ 몇 천 만원에 수 많은 것을 잃게 된 김성현
김성현은 매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 7승(8패)을 거둔 김성현은 지난해 4승(9패)에 머물렀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데뷔 시절 선보였던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제구력이 점차 안정돼 갔다. 덕분에 지난 시즌 중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LG 유니폼으로 갈아입기도 했다. LG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뒤에도 9경기에 선발로 나서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브로커의 진술에 의해 이번에 김성현이 받은 것으로 알려진 금액은 5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 지난해 연봉 5800만원을 받았던 김성현에게 적지 않은 돈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성현은 미래가 창창했던 선수다. 빠른 시일내에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프로축구 승부조작 파문이 터졌을 때 SK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성근 감독은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인생에서 몇 천 만원이 얼마나 큰 의미를 차지하는가. 나라면 차라리 손가락을 빨고 앉아 있겠다".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현은 물론이고 많은 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한 마디다.
물론 아직까지 김성현의 공식적으로 승부조작이 인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역시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 최종 판결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상 김성현의 승부조작 가담 확률이 매우 높은 것도 사실이다.
프로는 돈이다. 하지만 결코 돈이 개입되지 않아야 할 '그라운드'가 있는 곳이 프로 무대이기도 하다. 김성현은 몇 천만원 혹은 그 이상의 돈에 더욱 큰 돈을 잃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으로는 사지 못할 더욱 소중한 것들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2008년 4월 인터뷰 당시 김성현의 모습(첫 번째 사진), LG 이적 후 김성현의 모습(두 번째 사진)]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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