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에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쓸쓸하다. FA를 신청한 주축 선수들이 타팀으로 떠난 것도 모자라 경기조작 파동에 휘말리면서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경기조작에 관여한 선수는 김성현과 박현준. LG에서 몇 안 되는 국내파 선발 자원이다. 가뜩이나 투수력 부재로 속앓이하고 있는 LG는 이들마저 공백을 보인다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라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LG는 지난 2010년 7월 28일 권용관, 안치용, 이재영, 최동수를 SK에 넘기고 김선규, 박현준, 윤상균을 받아들이는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LG로서는 투수 자원을 확보하는데 의미를 둘 수 있었고 키 플레이어는 역시 박현준이었다. 박현준은 지난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도약하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 LG 마운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성현 역시 지난해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일에 맞춰 넥센에서 건너온 선수다. 당시 LG는 박병호와 심수창을 내주고 김성현과 송신영을 영입했다. 역시 투수력 보강을 위해서였다. 마무리투수가 없어 고전하던 LG였기에 송신영에 포커스가 맞춰졌지만 선발진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김성현 역시 무시 못할 전력이었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LG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된 것은 송신영과 함께 김성현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선발 유망주를, 그것도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를 타팀에서 영입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이제 이들의 투구 모습은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김성현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구속된데 이어 박현준이 조작에 가담했다고 시인함에 따라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공백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금 LG에서 선발투수 자리를 확실히 꿰찰 선수는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 두 외국인 투수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갈망을 풀기 위해 투수력 보강을 우선시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다지려했으나 지금이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한숨을 내뱉는 것 외에는 없다.
선수의 실력과 가능성만을 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시대는 지난 것일까. 가뜩이나 8개구단-단일리그 체제에서는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데 이번 사례로 트레이드 시장이 더 위축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를 낳고 있다.
박현준이 만일 SK에 남아 있었다면 개막 2연전 중 둘째 날에 선발투수로 나서는 기회를 얻고 13승을 거두는 투수가 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LG도 박현준을 통해 봉중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국내파 에이스급 투수를 발굴한 것에 크나큰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
프로 선수로서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가 자신을 원하는 팀으로 이적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트레이드다. 구단이 전력보강을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도 트레이드다. 그러나 두 선수의 철없는 행동이 트레이드의 순기능마저 짓밟고 말았다.
[LG 박현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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