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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V-리그 4강팀들의 수비 대결이 공격수들의 경쟁만큼이나 뜨겁다.
5일 현재 V-리그 득점 랭킹 1~4위는 모두 외국인 선수(가빈, 안젤코, 수니아스, 마틴 순)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이 속해 있는 팀들이 포스트시즌에 선을 보이게 됐다.(KEPCO는 승점 2점 필요)
공교롭게 외국인 선수가 득점 랭킹 4위 안에 올라 있지 못한 팀들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전력 강화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드림식스와 LIG손해보험은 외국인 공격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여 시즌 중에 돌려보냈고, 상무신협은 팀 특성상 외국인 선수가 없다.
이렇게 보면 팀 성적이 전적으로 외국인 공격수의 활약에 좌지우지 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공격수들의 수비는 안정된 토스가 뒷받침돼야 하고, 토스가 안정되려면 정확한 수비(리시브)는 필수적이다. 따라서 4강에 오른 팀들의 경우 탄탄한 수비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삼성화재의 경우 석진욱-여오현으로 이어지는 최고의 수비라인이 있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수비 랭킹 2,3위에 올라 있다. 특히 석진욱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삼성화재 전력은 천지차이라는 것이 올시즌을 통해 드러나면서 석진욱의 진가가 재조명되고 있다. 석진욱이 무릎 부상으로 빠졌던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16승 14패로 정규리그 3위에 그쳤다.
대한항공에는 곽승석이 있다. 곽승석은 이번 시즌 세트당 수비 7.26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세터 한선수가 다른 팀 세터들에 비해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할 수 있는 배경에는 곽승석의 정확한 서브 리시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되었지만 '살림꾼' 임동규의 합류로 수비가 많이 보강됐다. 리베로 박종영의 수비 부담이 컸지만, 임동규가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하면서 수비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임동규는 4,5라운드 연속으로 리시브 부문 5위에 오르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KEPCO의 수비는 흔들리고 있다. 승부조작 여파와 부상으로 많은 선수가 빠져있는 가운데 리베로 포지션을 맡고 있는 곽동혁의 부담이 크다. 곽동혁은 현대캐피탈 박종영에 이어 5라운드 수비 2위에 오르며 안젤코와 함께 팀의 수비와 공격을 홀로 책임졌다.
각 팀의 전력 분석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를 비롯한 주요 공격수들의 스타일과 공격 패턴이 파악된 상태에서, 공격수의 '나홀로 활약'으로 승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수비에서 시작되는 팀 조직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각 팀의 수비 스페셜리스트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한항공 곽승석(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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