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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포르투갈)이 경질되며 첼시의 리빌딩은 또 다시 멈춰섰다.
첼시는 4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비야스-보아스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 해 여름 첼시의 지휘봉을 잡은 34세의 ‘작은 무리뉴’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그렇게 쓸쓸히 첼시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를 떠났다. 당초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는 비야스-보아스 감독과 함께 첼시의 장기적인 리빌딩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스터리지(잉글랜드) 마타(스페인) 등에게 많은 기회를 준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성적이 뒷받침 되지 않자 서둘러 그를 내?았다.
다수의 영국 언론들은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첼시의 고참급 선수들과의 불화로 인해 자신의 팀을 만들지 못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실제로 비야스-보아스 감독은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램파드, 존 테리, 애슐리 콜(이상 잉글랜드) 등 오랫동안 첼시의 주축을 이뤄온 선수들과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을 겪어왔다. 심지어 훈련 도중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비야스-보아스와 선수들 간에 말다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금은 첼시는 과거 무리뉴 감독이 만든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 모두 2004년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이후 영입되거나 주전으로 도약했다. 문제는 이들의 존재가 첼시의 리빌딩 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맨유의 라이언 긱스(웨일스)와 폴 스콜스(잉글랜드)에서 볼 수 있듯이 노장선수들은 팀 리빌딩의 중요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첼시엔 오히려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
2008년 첼시의 감독직을 맡았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브라질)도 비야스-보아스처럼 선수들과의 불화로 7개월 만에 경질됐다. 스콜라리는 포르투갈 감독시절 애제자였던 데쿠와 조세 보싱와(이상 포르투갈)을 영입하며 첼시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려 노력했다. 그러나 기존 선수들은 스콜라리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드로그바, 니콜라스 아넬카(프랑스), 페트르 체흐(체코) 등이 스콜라리의 지도방식에 불만을 품었다.
이후 첼시의 선택을 받은 거스 히딩크(네덜란드)와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는 비교적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앞선 스콜라리, 최근의 비야스-보아스 감독과 달리 첼시 고참선수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들을 적극 기용했기 때문이다.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은 히딩크는 새로운 선수 영입을 할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안첼로티는 구단주가 사주는 선수만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첼로티 감독도 결국에는 첼시의 상황에 불만을 품고 2011년 잉글랜드를 떠났다.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는 안첼로티에게 거액을 들여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와 다비드 루이스(브라질)를 선물했다. 하지만 이들은 안첼로티가 원한 선수들이 아니었다. 안첼로티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을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드로그바와 토레스 투톱을 시도했고 루이스를 테리의 파트너로 출전시켰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비야스-보아스 감독의 경질로 첼시의 팀 리빌딩은 올 시즌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부자 구단주의 조급증과 기존 선수들의 텃새가 또 다시 변화의 발목을 붙잡았다. 첼시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또 다른 감독을 찾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꼭두각시 감독을 앉혀 놓는 한 첼시의 문제점을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첼시.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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