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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수목드라마 지존인 MBC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을 피하기 위한 KBS, SBS의 노력이 눈물겹다.
‘해품달’이 MBC 파업으로 종방이 연기되자 양사는 새 수목극의 첫 방송을 미루는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 잘 나가는 '해품달'이 끝나고야 새 드라마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승승장구중인 ‘해품달’은 7,8일 양일간 최종 2회를 방송할 예정이었다. ‘해품달’이 끝나는 차주인 14일 3사는 ‘적도의 남자’(KBS 2TV), ‘더킹 투허츠’(MBC), ‘옥탑방 왕세자’(SBS)를 각각 방송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품달’ 연출을 맡은 김도훈 PD가 5일부터 MBC 파업에 동참, 수장을 잃은 ‘해품달’은 방송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결방분은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한다는 입장을 6일 내놨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KBS와 SBS는 대책회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KBS 측은 “계획대로 방송한다”는 입장을, SBS는 “드라마 스페셜을 편성하고 한 주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품달’의 종영이 미뤄지자 이로 인해 새 드라마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궁여지책인 것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KBS, SBS 양사는 모두 자사의 새 수목극을 한 주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고 인기 수목극인 ‘해품달’을, 더욱이 최고시청률이 예상되는 최종회 2회분에 새 드라마를 런칭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편성 방안을 내놓았다.
먼저 KBS 측은 사실상 ‘적도의 남자’의 무기한 방송연기를 선언했다. KBS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적도의 남자' 방송을 미루게 됐다. '해품달' 후속 드라마(MBC '더킹 투허츠')와 첫 방송 날짜를 맞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KBS는 ‘적도의 남자’ 방송이 미뤄지면서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BS 또한 ‘옥탑방 왕세자’의 한 주 방송연기를 선언했다. SBS 드라마국 고위 관계자는 “‘옥탑방 왕세자’의 첫 방송을 21일로 연기했다”며 “만약 ‘해품달’이 더 미뤄지더라도 ‘옥탑방’은 이날 첫 방송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양사의 새 수목극 방송 연기는 시청률 선두주자인 ‘해품달’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다. 각사의 자존심인 미니시리즈의 방송연기는 사실상 ‘해품달’에 대한 창피함도 무릅쓴 백기투항 선언인 셈이다.
방송사 파업으로 인해 방송 중이던 드라마가 결방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그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수 많은 대항마를 침몰시킨 ‘해품달’, 그것도 종방을 앞두지 않았다면 양사가 이토록 자존심을 굽히는 일이 발생했을까?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등극한 ‘해품달’의 결방은 KBS와 SBS에게 굴욕감을 안겨주게 됐다.
[사진 = 최종회를 앞두고 결방한 MBC ‘해를 품은 달’]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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