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더욱 성장해 작년보다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이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류 감독은 전지훈련을 돌아보며 눈에 띄는 선수에 대해 언급하던 중 이와 같이 언급했다.
감독이 선수의 발전을 기대하고 예상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지난 시즌 홈런, 타점왕이며 타율 부문 2위에 오른 최형우라면 말이 달라진다. 이미 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가 된 그에 대해 더욱 높은 기대치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완성형 타자에 가까워지는 최형우
최형우의 프로 생활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인생 역전'이다. 삼성에 처음 입단하던 2002년만 하더라도 그는 평범한 포수 중 한 명에 불과했다.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할 때에는 소속팀마저 없었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그를 삼성이 방출했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2008년부터 시작됐다. 경찰청에서 맹활약한 최형우는 이를 바탕으로 다시 삼성과 계약했다. 포지션은 포수에서 외야수로 바뀌어 있었다.
최형우는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첫 시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8시즌 그는 타율 .276 19홈런 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 정도만 해도 완벽한 반전 드라마였지만 최형우는 매해 진화했다. 홈런은 19, 23, 24개를 거쳐 지난해에는 30개를 때리며 이대호(오릭스·당시 롯데)를 제치고 홈런왕에 올랐다. 타점 역시 71점을 시작으로 83, 97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18타점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더욱 놀라운 것은 타율. 최형우는 삼성 중심타자가 된 이후에도 정교함에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2008년 .276, 2009년 .284, 2010년 .279로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율이 .340으로 껑충 솟으며 정확도까지 겸비한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 "더 좋은 활약 예상된다"는 류중일 감독의 말, 현실 될까
류중일 감독은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에서 눈에 띄는 선수로 4명을 꼽았다. 최형우를 비롯해 채태인, 심창민, 박정태가 그들이다. 심창민과 박정태는 투수 유망주이며 채태인은 이승엽, 조영훈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류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 대해 "1군 무대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 및 기량이 뛰어나다"(심창민, 박정태),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발전됐다"(채태인)고 말했다.
물론 칭찬이기는 특별한 기대치가 제시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최형우에 대해서는 "더욱 성장해 작년보다 더 좋은 활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최형우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기대치에 비해 프로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최형우는 진화를 거듭해 이미 기대치 이상을 선보이고 있다.
류 감독의 기대치라면 최형우가 더욱 높이 오를 수 있는 자리는 많지 않다. 프로야구에서 이만수(SK 감독)와 이대호만이 이룩한 타자 트리플크라운(타율·홈런·타점) 정도가 그 대상이다. 수치로는 .350, 40홈런, 100타점 이상이 돼야 더욱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이제 별로 오를 곳이 없는 최형우지만 그의 자세를 본다면 류 감독의 기대도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이미 완성형 타자에 가깝지만 그는 여전히 만족을 모른다.
최형우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완벽한 성적이었지만 경기 후 최형우는 만족보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밀어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해야 겠다. 밀어치는 것을 잘해야 슬럼프가 짧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때린 안타가 전부 당겨친 안타였다는 이유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는 감독과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타자. 지난해 홈런왕, 타점왕, 타율 2위가 올시즌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반전 드라마를 완성해 가고 있는 최형우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 최형우 프로 데뷔 이후 성적
2002-4경기 타율 .400(5타수 2안타) 0홈런 0타점 0득점
2004-2경기 타율 .000(2타수 무안타) 0홈런 0타점 0득점
2008-126경기 타율 .276(384타수 106안타) 19홈런 71타점 68득점
2009-113경기 타율 .284(415타수 118안타) 23홈런 83타점 70득점
2010-121경기 타율 .279(420타수 117안타) 24홈런 97타점 71득점
2011-133경기 타율 .340(480타수 163안타) 30홈런 118타점 80득점
[사진=삼성 최형우(첫 번째 사진),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최형우를 맞이하는 류중일 감독(두 번째 사진 오른쪽)]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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