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김민희 "여우주연상요? 욕심 없어요"(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민희(30)는 영화 '화차'(감독 변영주)를 통해 그동안 자신의 이름 앞에 붙었던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 대신 '여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최근 '화차'를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는 김민희의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다.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강한 캐릭터로 임팩트 있는 연기를 펼쳐보였고, 영화를 본 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올해 영화제 등에서 '여우주연상은 김민희가 따 놓은 당상이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민희는 "사실 상 욕심은 없다. 지금 이 평가가 훨씬 좋다"며 "이렇게 인정받고 평가 받는 게 정말 좋다. 상이란 것 자체는 받으면 좋은 거지만 상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수상을 미리 점치는 것은 신들린 것 같은 김민희의 연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펜션신에서 피를 몸에 뒤집어 쓴 채 하는 그의 연기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고, 영화 말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 문호(이선균 분)과 마주하는 신에서 영화 속 선영을 고스란히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는 "이번 작품은 마음이 편해서인지 에스컬레이터 신을 찍을 때도 긴장을 안 했다. 상황적으로 시간이 안 돼서 한 테이크에 끝내야 됐다. 그런 부담이 있었지만 워낙 선균 선배를 신뢰했고, 감독님도 이미 너무 신뢰하고 있는 상태였다. 무작정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타서 연기했었던 것 같다. 너무 자유로운 상태에서 연기하는 것을 즐겼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민희는 항상 매 작품에 열심히, 즐기면서 임하는 배우지만 이번 영화 '화차'는 조금 더 남달랐다. 김민희의 필모그래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강한 캐릭터인데다가 한 영화 안에서 다양한 모습의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고, 여기에 자신의 다른 모습을 찾아내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준 변영주 감독과 함께 했다.

그는 "연기하는 것 자체를 즐기고, 그런 내 모습도 많이 즐겼던 것 같다. '모비딕' 때도 많이 즐기면서 했는데,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더 느끼는 건 이번 작품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이런 캐릭터 자체를 연기하는 데에 신이 나 있었다. 그것이 큰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 제가 좋아하는 걸 잘 한다. 이런 인물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신나는 일이었다. 그리고 연기할 때 하나씩 신을 끝내가면서 성취감이 쌓기고 더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 용산역 신을 찍을 때는 아무런 긴장이나 두려움 없이 그 상황을 즐겼던 것 같다. 무겁고 힘든 감정이지만 그런 감정을 연기하는 순간이 즐겁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패셔니스타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배우 중 한 명인 김민희.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가 배우로서 족쇄로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그는 "전에 만들어져 있는 이미지가 커서 저란 배우를 다른 시각으로 보기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작품을 만나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배우 김민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 만약 제가 이렇게 인정을 받고, 다음 작품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패셔니스타라는 건 저에게 큰 장점과 무게가 될 것 같다"고 평했다.

어느 역이든 자신의 옷으로 소화해 내는 배우일 뿐 아니라 훗날 한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기억될 만한 배우 김민희는 여성스러운 배역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김민희는 "여성성이 강한 작품을 해보고 싶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감독님께 '화양연화'같은 작품을 하라고 설득하기도 했다”며 "이제 나이도 30대가 됐다. 전작들도 보이시한 작품이 많아서 그런 작품도 욕심이 난다. 멜로 쪽으로도"라고 덧붙였다.

[배우 김민희.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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