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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봉태규가 변성현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청춘그루브'로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기존 코믹한 이미지가 아닌 힙합 전사로 말이다.
'청춘그루브'는 극중 언더그라운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3인조 힙합그룹 '램페이지스'가 멤버의 배신으로 해체한지 3년 만에 숨겨진 영상이 유출되는 사건으로 인해 재회한 후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그는 극중 '램페이지스'의 모든 음악을 만들어 낸 천재 뮤지션 창대 역을 맡았다.
사실 이 영화는 지난 2009년 촬영에 들어갔을 당시만 해도 2010년 4월 경 개봉할 예정이었다. 이처럼 개봉이 늦춰져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된 영화에 대해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며 "찍어 놓고 개봉조차 못하는 영화도 많은데 이제라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그가 이번 영화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데는 변성현 감독이 한 몫을 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감독의 이미지가 아니었던 것. 극중 '춥스' 역으로 출연한 변성현 감독은 실제 모습도 '춥스' 외양 그대로였다.
봉태규는 "우선 시나리오가 재밌었고, 한 캐릭터에 편중돼 있었는데 다른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 결정적인 건 감독님이 특이했다"며 "첫 인상이 너무 안 좋았다. 처음에 만났는데 틱틱거렸다. 연예인인척 해서 싫어했다고 하더라. 매니저랑 같이 갔는데 감독님은 그것 조차도 싫었던 거였다. 감독님이 이상한 오해를 한 가득 하셨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만나보니까 너무 특이했다.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호기심이 생겼다. 얘기를 듣다 보니까 너무 궁금했다. 이 사람이 영화를 만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 시나리오가 다가 아니구나. 이 사람이 완성한 영화가 뭐고, 이 사람이 촬영을 하게 되면 어떤 연출을 하게 될까 너무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춥스'의 머리스타일로 삼선 슬리퍼를 신고 나온 변성현 감독 때문에 봉태규의 마음이 움직였지만, 한 시간 후 조감독이 다시 찾아와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해명까지 했다니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만하다.
그는 "날 것의 사람을 만나서 너무 좋았다. 너무 재미있게 촬영했다"며 "나이도 한 살 밖에 안 많고, 감독님이 형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했지만 끝까지 형이라고 안 부르겠다고 했다. 존경의 표시였다. 촬영하는 동안 놀라웠고 완성된 영화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봉태규는 이번 작업을 통해 특별한 지인들을 얻었다. 지금은 변성현 감독과 자신에게 해명하러 온 조감독과 둘도 없는 사이가 됐고, 자신이 배우로서 고민하는 일이 있을 때 의논하는 막역한 관계가 됐다. 작품을 같이 하자는 약속도 했다.
봉태규는 "사람을 얻었다. 심지어 작품도 좋다. 이 작품이 저한테는 못 잊을 작품 같고, 앞으로 엄청난 작품을 하지 않는 한 '청춘그루브'가 제 대표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 중 많은 영화들이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청춘그루브'가 본보기가 되길 바라는 소망을 내비쳤다.
[배우 봉태규.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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