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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차상엽 객원기자] 프리메라리가의 두 거장 펩 과르디올라와 조세 무리뉴가 그들의 소속팀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각각 연장 계약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메라리가를 넘어 전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꼽히는 양 구단의 두 감독이 걸어온 길은 사뭇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공히 세계 최고의 감독으로 꼽히며 이들의 향후 거취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르디올라는 선수와 지도자로서 10년이 넘는 시간을 바르셀로나에서 보내고 있다. 선수로서도 그리고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길을 걷고 있는 말 그대로 엘리트다. 반면 무리뉴는 선수로서는 큰 빛을 보지 못한 채 1부리그 무대를 밟아본 적조차 없지만 지도자로서는 거치는 곳마다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고 지금은 레알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요한 크루이프가 감독으로 자리하던 시절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의 주장직을 맡으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도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했던 완벽한 캡틴이었다. 현역 생활을 마무리 짓고 바르셀로나의 리저브팀 감독을 맡을 당시 과르디올라가 차후 바르셀로나의 감독직을 맡을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정도다.
무리뉴의 현역 시절이나 어린 시절에 대해서는 사실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리뉴가 지도자로서 성공할 수 있는데 바탕이 된 것은 그의 아버지인 펠릭스 무리뉴로 알려지고 있다. 클럽 감독이었던 펠릭스는 아직 청소년이었던 무리뉴에게 상대팀들의 전력 분석을 맡기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무리뉴는 상대팀들의 전력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분석해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무리뉴는 현역 선수보다는 지도자로서의 꿈을 일찌감치 키우게 됐고 포르투갈 클럽인 비토리아 세투발의 유스팀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내딛게 됐다.
영어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무리뉴는 후일 스포르팅 리스본의 감독으로 재직한 보비 롭슨 하에서 코치를 맡으며 본격적인 지도자 수업을 쌓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무리뉴는 롭슨을 따라 포르투와 바르셀로나에서도 코치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33세의 나이로 롭슨을 따라 바르셀로나 코치로 입성했을 당시 무리뉴는 이미 과르디올라와 만났던 셈이다. 지금은 적장이 되어 스페인을 양분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코치로서 그리고 선수로서 바르셀로나에게 많은 우승 타이틀을 안겼다.
롭슨이 일찌감치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과 달리 무리뉴는 4년간 바르셀로나에서 코치직을 수행한 뒤 벤피카 리스본에서 첫 감독직을 수행했고, 이후 우니아우 레이리아를 거쳐 2002년 지금의 그를 있게 한 포르투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다. 포르투를 2004년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이끈 무리뉴는 이후 잘 알려진 바대로 첼시와 인터 밀란 등을 거쳐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에 이르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감독으로서의 첫 발을 내디딘 과르디올라 역시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2008-09 시즌 바르셀로나 리저브팀에서 성인팀으로 자리를 옮긴 과르디올라는 첫 시즌 리그 우승과 코파 델 레이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클럽 월드컵과 수퍼컵 등 지난 시즌까지 무려 13개의 우승 타이틀을 만들어낸 과르디올라다. 특히 2009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 과르디올라의 나이는 불과 38세로 역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최연소 감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전까지의 기록은 무리뉴가 2004년 포르투에서 우승을 차지할 당시의 41세였다.
현재 무리뉴와 과르디올라는 공히 소속팀에서 연장 계약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무리뉴의 레알과의 계약 기간은 2014년까지다. 첼시로의 복귀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무리뉴 자신은 “첼시로의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올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과르디올라 역시 첼시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르디올라는 현재 바르셀로나의 연장 계약 제안을 받고 있지만 새로운 도전과 잔류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뉴는 일단 레알과의 연장 계약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레알에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무리뉴인데다 “레알의 일원이라는 것은 내게 있어 환상적이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이라고 밝히고 있는 만큼 레알과의 연장 계약은 분명해 보인다.
무리뉴가 직설적인 화법을 즐기고 감정 표현 역시 직접적인 것과 달리 과르디올라는 섬세한 편이다. 1년씩 계약을 연장하고 있는 과르디올라는 “축구에 대한 열정의 문제다. 열정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고 밝히며 아직 바르셀로나의 연장 계약 제안에 대한 확실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선수들은 과르디올라가 팀에 남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세이두 케이타는 “과르디올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는 그가 팀에 남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스페인 언론들 역시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와 연장 계약을 맺을 것이 확실시 된다는 보도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각자의 소속팀과 연장 계약이 유력시 되는 있는 무리뉴와 과르디올라가 향후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성공한 지도자로서의 역사를 이어나갈지 기대된다.
[과르디올라(왼쪽) 감독과 무리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gettyimageskorea/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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