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충무로가 여배우로 시끌시끌한 것은 실로 오랜만이다.
봄 극장가에 개봉되는 신작영화들의 공통점은 여배우가 전면에 나선다는 것.
남자배우가 원톱 주연으로 활약하고, 여주인공이 여기에 서브처럼 출연하던 공식도 점차 깨지고 있다. 과거 김혜수가 "요즘 충무로에는 여배우가 할 만한 대본이 너무 없다. 그래서 작품 선정에 있어서 고충이 있다"라고 말한 것도 3월 극장가만 본다면 옛말이 돼버렸다.
최근작들에서는 주로 남자영화들만 해오던 유하 감독도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하울링'에서는 충무로 최고 흥행파워를 자랑하던 송강호를 여주인공 이나영의 서브로 붙였다. 여기에 3월 개봉되는 신작 세 편에서 여주인공의 활약이 남자들의 그것 이상으로 눈에 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8일 개봉, 박스오피스 1위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변영주 감독의 신작 스릴러 '화차'는 배우 김민희의 재발견을 가능케 했다. 이어 15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가비'는 배우 김소연이 '체인지' 이후 15년만에 스크린에 귀환한 작품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리고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한가인은 오는 22일 개봉되는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먼저 김민희는 '화차'에서 살인사건의 비밀을 가진 선영 역으로 출연해 극을 관통하는 미스터리의 주역으로 러닝타임 내내 활약한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팜므파탈로 다양한 심리변화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내 결과적으로 김민희의 재발견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그녀는 무엇보다 이번 작품으로 "배우로 인정받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녀의 대표작이 생긴 것에 대한 기쁨을 감출 수 없으리라.
김소연 역시 '가비' 개봉 전후로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체인지'에서 학생 연기를 하고 이후 '칠검'이라는 중국영화에 출연한 것 이외에는 '가비'가 유일한 스크린 경험이다. 그러나 무수한 브라운관에서의 경험을 뒷받침, 스크린 연기도 자연스러웠다.
김소연은 "데뷔 18년째인데 이번 영화만큼 긴장된 것은 처음이다"라는 심경을 전하며 여배우들이 충무로를 점령한 상황에 대해 "너무 반갑다. 그리고 세 작품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장르다. 부럽기도 하면서 내가 같이 있는 것도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가비'에서 유창한 러시아어를 하는 조선인 바리스타, 따냐로 출연한 그는 아관파천 시기 고종(박희순 분)이 신뢰하는 단 한 명의 여인으로 부상한다. 여기에 더불어, 어려서부터 그녀를 지켜줬던 일리치(주진모 분)와의 삼각관계도 주요 스토리로 등장한다.
여기에 시청률 40%를 돌파한 '해를 품은 달'에 출연한 한가인은 정통멜로 '건축학개론'으로 또 다시 첫사랑의 여인으로 귀환한다. '건축학개론'은 한 여인이 대학시절 첫사랑을 다시 찾아와 자신의 집을 지어달라고 의뢰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가인이 브라운관에서 터뜨린 잭팟을 스크린에서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처럼 3월, 여배우 춘풍이 불어닥친 스크린에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주목된다.
[김민희(왼쪽)-김소연-한가인. 사진=마이데일리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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