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민성의 스타★필(feel)] 개봉 열흘 만에 150만 관객을 넘긴 ‘화차(火車)’는 배우 김민희에게 있어 ‘화차(花車)’가 됐다. ‘김민희의 영화’라는 평가될 만큼 그녀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데뷔 13년차,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13번째 작품인 ‘화차’를 통해 그녀는 패셔니스타의 굴레(?)를 벗고 제대로 배우로 인정받게 되었다. 또한 이영애, 전도연의 악녀 연기에 버금가는 새로운 악녀가 탄생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화차’에서 김민희가 맡은 역할을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사라진 약혼녀 선영. 약혼자인 문호(이선균)와 그의 사촌형이자 전직 형사인 정근(조성하)가 선영을 찾아 나서면서 선영의 섬뜩하고 충격적인 과거가 드러나는 미스터리 스릴러이다. 평소 느긋한 말투와 특유의 무표정으로 4차원 배우로 인식되어온 김민희가 천사와 악녀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관객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돈 때문에 남의 존재를 빼앗아하는 절박함을 말 그대로 신들린 듯 소화해냈다.
영화 속에서 남의 인생을 훔쳐 살아가듯 김민희의 배우 인생은 순탄하지 않은 않았다. 우연히 거리 캐스팅으로 픽업된 김민희는 소녀와 성숙한 여인의 얼굴을 겸비한 독특한 마스크로 각종 잡지와 CF에 출연하며 신세대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1999년 드라마 ‘학교2’를 통해 처음 연기를 시작한 후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2000년)’, ‘순수의 시대(2002년)’, ‘형수님의 열아홉(2004)’, 영화 ‘순애보(2000년)’, ‘서프라이즈(2002년)’ 등에 출연하며 개성적인 연기를 펼쳐왔지만 내세울만한 흥행작이 없었다.
그러나 2006년 노희경 작가가 쓴 ‘굿바이 솔로’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2008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서는 백상예술대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을 받으며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 입지를 확실히 굳힌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출연한 영화 ‘여배우들’, ‘모비딕’ 등이 흥행에서 실패하면서 아쉬운 전력을 품게 됐다. 모델 출신다운 화려한 마스크와 몸매, 시크하고 도도한 매력으로 오랫동안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였지만 배우로서 제대로 인정받은 건 불과 얼마 되지 않은 것이다.
영화 속 제목인 ‘화차’는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지옥으로 실어 나른다는 일본 전설 속의 불수레 ‘화차(火車)’를 의미하는 것이지만, 이 영화는 김민희에게 스타에서 배우로 확실히 실어다 준 꽃수레 ‘화차(花車)’가 되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하나인 악녀. ‘친절한 금자씨’의 차가운 악녀 이영애와 ‘하녀’의 뜨거운 악녀 전도연처럼 결코 미워만은 할 수 없는 악녀 연기로 김민희는 대한민국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화차'의 김민희. 사진 =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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