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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고(故)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이자, 노동자의 어머니로 불리우던 고(故) 이소선 여사의 투쟁이 다큐멘터리 영화로 탄생했다.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어머니' 언론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최초로 공개된 '어머니'에는 이 여사의 찬란했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소선 여사는 이름부터 작았다. 작은 선녀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여사는 그러나 노동자들 사이 그 누구보다 거대한 여성으로 기억되고 있다.
1929년 대구 달성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11월13일 평화시장 앞길에서 아들 전태일의 분신항거로, 이후 아들의 삶을 대신 살기로 결심했다. 1970~80년대 노동운동을 이끌고 국내 최초 민주노조인 청계피복노조를 설립하고 노동교실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앞서 싸웠다. 이후 많은 고초를 겪었고, 특히 77년 여간첩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 재판정 소란사건으로 징역을 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 자그만한 여성의 불굴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1980년 후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초대회장을 지내고, 1998년 10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422일간의 천막농성으로 의문사 진상규명 및 명에회복 특별법 제정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후 늘 노동자들의 투쟁과 함께 해왔으며, 2011년 9월3일 아들 전태일의 곁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진 중공업 긴진숙 지도위원을 걱정했다.
이 올곧은 여성의 일생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태준식 감독은 이 여사의 담배 심부름은 물론, 손톱도 깎아 드리고 고스톱도 함께 치는 등, 일상을 함께 해왔다. 그 결과 투사의 모습 이외 인간 이소선의 온기를 오롯이 담아낼 수 있었다.
이날 언론시사회는 눈물바다가 됐다.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은 영화 상영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살아생전 이 여사의 모습을 떠올리다 울컥했고, 또 전태일 열사를 이용하려는 이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후 공지영 작가가 나서 "이소선 여사의 평전을 꼭 써보고 싶다"라며 이 여사의 여성으로서의 용기를 되새김질 했다.
태준식 감독은 "어머니를 다시 살려드리고 싶었다"라며 "앞으로는 이소선 여사에 대한 전기도 나와야 하고 관련 프로그램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다보니 내가 그 중책을 맡게 됐다.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봐서 이소선과 전태일을 한번 더 검색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제작비 마련이 쉽지는 않았을 '어머니'는 온라인 펀딩 개봉 후원 프로젝트와 개봉비용 마련을 위한 전국 로드쇼 후원상영회로 내달 4월 5일 개봉된다.
[사진='어머니' 포스터]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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