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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김나영은 웃음의 소재로 부적절한 것을 선택했다.
26일 방송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는 DJ 김기덕, 김광한, 팝칼럼니스트 김태훈 등이 출연해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세 사람이 팝송과 유명 아티스트에 얽힌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MC 유재석은 패널 김나영에게 "우리가 모르는 팝스타의 정보를 아는 게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나영은 애드리브로 "스티비 원더, 사실은 눈이 보인답니다"라고 답했다. 다른 출연자들도 김나영의 말에 같이 폭소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넘어갔지만 사실 김나영의 발언은 경솔한 부분이 있다.
독창적인 창법으로 한국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스티비 원더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된 아티스트다.
김나영의 발언은 스티비 원더를 비하하려는 의도가 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웃자고 한 농담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굳이 문제시 삼는 건, 개그의 소재가 된 당사자도 과연 이같은 개그에 함께 웃을 수 있었겠냐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주인공이 미국 문화를 체험하며 생긴 좌충우돌을 그린 영화 '보랏'에서 주인공 보랏은 한 유머 강사를 만나 장애와 관련된 개그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 유머 강사는 보랏에게 "미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비웃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스스로 선택한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앞서 MBC '세바퀴'도 개그우먼 이경실과 김지선이 흑인 분장을 하고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속 캐릭터 마이콜을 패러디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의도치 않은 흑인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처럼 제 3자의 입장에선 가벼운 웃음도 막상 개그의 소재가 된 당사자는 불쾌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개그의 소재를 고를 때, 지금보다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나영.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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