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범경기의 강자가 맞나 싶다.
롯데가 시범경기서 주춤하고 있다. 28일 현재 3승 5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시범경기는 엄연히 평가전의 성격이 짙지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롯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롯데는 2008~2010년 재임했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부터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의 구분을 두지 않고 초반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심지어 양승호 감독의 재임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롯데는 시범경기부터 무섭게 치고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잠잠하다. 5할에 근접한 승률을 올리더니 최근 2연패로 주춤하다. 확실히 마운드의 위기감이 성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롯데는 27일 대구 삼성전서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가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패배했다. 전형적인 슬로 스터터라고 해도 사도스키는 시범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하다. 송승준과 쉐인 유먼이 방어율 0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또 다른 선발 한 축을 맡아야 할 고원준도 2경기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하다.
과거 롯데가 시범경기부터 치고 나섰던 이유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 로테이션이 촘촘하게 짜였기 때문이었다. 원래 선발진과 타선의 막강한 힘으로 초전박살을 내는 게 롯데의 승리 공식이다. 그러나 현재 롯데 마운드는 지난해 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는 데다 불펜 투수이지만, 잠재적 선발 후보로 생각해 FA로 영입한 이승호는 3경기서 평균자책점 18.00으로 부진하다. 이승호는 정대현이 수술대에 오른 상황에서 부진에 빠져 롯데 마운드 얼개 자체를 헐겁게 하고 있다.
김사율과 김성배에 이어 신인 김성호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했고 손아섭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지만, 팀 타율 0.275에 32타점으로 팀 타점 1위를 달리는 등 타선은 여전히 제 몫을 하고 있는 게 다행일 정도다. 어쨌든 지금 상황으로는 시범경기 4년 연속 1위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정규시즌이다. 롯데는 지난해 시범경기서 1위를 차지하고도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자 죽을 쒔다. 4월 한 달간 7승 2무 14패로 최하위까지 경험했다. 이는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범경기를 좋은 흐름 속에서 마친 롯데는 정규시즌 개막까지의 며칠 간 페이스가 떨어졌고, 시즌 초반을 항상 힘겹게 보냈다. 결과적으로 정규시즌 막판 페이스를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정규시즌 초반 부진은 매년 순위 싸움의 암초와도 같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범경기서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이런 흐름이 오히려 시범경기 종료 후 휴식기에 반등을 거쳐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좋은 흐름으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 시범경기 부진이 정규시즌 초반 롯데에 약이 될 수 있을까. 결국, 이승호, 사도스키, 고원준 등 주요 투수들이 남은 기간 컨디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롯데의 정규시즌 초반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롯데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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