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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기자] 저조한 시청률에 '사랑비', 그럼에도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7일 방송된 KBS 2TV '사랑비'는 5.2%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26일 방송된 첫 회가 기록한 5.8%에 비해 0.6%P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패션왕'은 9.6%, MBC '빛과 그림자'는 23.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대조를 이뤘다.
이는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의 만남, 한류드라마의 원조 붐을 일으킨 '가을동화', '겨울연가'의 윤석호 PD가 손을 잡은 것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서는 굉장히 굴욕적인 시청률이다.
하지만 불과 2회만에 '사랑비'에 대한 기대를 접기엔 '사랑비'에 들인 공이 너무 아쉽다. 또 '사랑비'의 드라마 구조상 두 주인공 장근석과 윤아의 1인 2역으로 연결되는 1970년대 클래식한 멜로와 2000년대 트렌디한 로맨스는 아직 제대로 전개되지도 않았다. 또 처음 정통 멜로에 도전한 중견배우 정진영과 연기파 여배우 이미숙도 등장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윤석호표 사랑 방정식이 올드하고 지금 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고 시청률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사랑비' 제작진은 인스턴트식 사랑에 익숙한 대중에게 '사랑의 본질이란 뭘까'란 주제로 시대와 세대를 넘나들며 순수하고 진실된 사랑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전달법이 초반 잔잔하다 못해 답답한 인상으로 전개된 듯도 하지만 그것으로 평가절하 하기엔 다소 성급하다.
특히 윤석호 PD는 장인정신에 가까운 연출 스타일로 굉장히 디테일하고 세심한 표현을 하는 감독이다. 소품과 의상의 색깔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철두철미한 감독이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레드윈 카메라를 사용, 한 편의 수채화같은 영상미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때깔부터 여타 드라마와는 다르다. 또 1970년대를 거의 완벽 재현해 표현해낸 아날로그 감성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시청자들이 호평을 쏟았다.
일각에선 '사랑비'가 일본 등 해외를 겨냥한 작품으로 어느 나라보다 눈이 높아진 국내 대중들의 기호를 조금 더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지 못한 작품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냐는 보장 역시 낮다.
'사랑비'는 느림의 미학을 드라마에 넣었다.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는 일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두 주인공의 사랑을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때론 시청자들도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한다.
[사진 = 와이트리 미디어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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