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대호는 어떤 심정으로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을까.
드디어 오릭스 이대호가 일본 정벌에 나선다. 이대호는 30일 오후 후쿠오카 돔에서 지난해 우승팀인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개막 3연전이자 일본 무대 데뷔전을 갖는다. 이대호는 연습 경기서 타율 0.648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지만, 정작 시범경기 들어서는 타율 0.250으로 부진했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고 3타점에 그칠 정도로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은 기본적으로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이승엽과 박찬호에게도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배려를 했지만, 막상 시즌 중반에도 부진에 시달리자 가차없이 기회를 박탈했다. 일단 이대호가 시범경기서 폭발적인 타격을 보이지 못했음에도 뚜렷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이대호로선 시즌 초반에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여야 하는 과제가 있다. 어디까지나, 이대호는 용병이다. 무언가 해내지 못하면 안 되는 위치다.
현 시점에서 이대호가 홈런과 타점에 대한 목표를 모두 높게 잡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이승엽도 데뷔시즌에는 홈런 14개에 그쳤고, 김태균도 홈런 21개를 쳐냈으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건 아니었다. 이대호 역시 시범경기서 스트라이크 존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홈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원래 이대호는 코스에 맞춰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타자다. 한국 무대 통산 타율이 0.309다. 거포이지만, 갖다 맞추는 정교한 베팅에 능한 타자다. 그렇다면, 시즌 초반에는 안타와 타점 생산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홈런이 나오지 못해 일본 언론이 아쉬운 뉘앙스의 발언을 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결국, 평균적으로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 투수들의 예리한 제구력을 극복하는 게 과제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특유의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옳게 이뤄지지 못할 경우 홈런은 고사하고 안타 생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안타를 때리고 타점을 올려야 부담을 벗을 수 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홈런도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무턱대고 한 방만을 노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슬럼프에 빠진다면, 일본 투수들은 이대호의 약점을 샅샅이 뒤져 물고 늘어질 게 뻔하다.
다행히 이대호는 여유만만이다.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서 “개막하면 풀스윙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직은 홈런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은 없는 듯하다. 오히려 타점 생산력을 높여 100타점 이상을 해내기라도 한다면, 일본 언론이 이대호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질 것이다. 홈런이 최대 덕목인 4번 타자로 시즌을 출발하는 이대호이지만, 지금 그에게 홈런이 전부는 아니다.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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