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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 윤계상은 결국 김지원, 백진희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다.
윤계상을 향한 김지원과 백진희의 짝사랑이 오랜 시간 그려졌지만, 설마 이렇게 마지막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에 달달함이 없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방송된 지난 약 6개월 동안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여러 주제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윤계상, 김지원, 백진희가 펼쳐갈 관계변화는 기대를 모으는 요소였다.
윤계상, 김지원, 백진희로 이어지는 러브라인은 김지원, 윤계상, 이종석이란 또 다른 삼각관계를 양산했고, 얽히고설킨 그들의 관계에서 시청자들은 갈피를 잡기도 어려운 '이적의 아내'를 찾기 위한 수수께끼도 풀어야 했지만 내심 기대를 품었다.
백진희와 김지원이 윤계상과 사랑을 이루기 위한 사랑의 장애물에는 오직 곧 르완다로 의료봉사를 떠나는 그의 상황만이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됐다. 또 이러한 장벽이 애절함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느낌은 생각보다 적었다. 윤계상의 르완다 소식을 접한 백진희는 몽유병에 다시 시달리고 지원 역시 계상을 따라가겠다고 한바탕 난리를 칠 만큼 애정의 깊이는 전해졌지만,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지는 못했다.
장애물은 르완다가 아니라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윤계상에게 있었다. 일방적인 백진희와 김지원의 사랑이 애절함으로 폭발되지 않고 오히려 궁상스러움과 투정으로 느껴지게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계상은 르완다로 떠나기 전 자신을 따라가고 싶다는 지원을 만나 "르완다에 꼭 가고 싶냐"고 물으며 "섣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넌 아직 어리고 자칫하면 니가 다칠까봐"라고 말했다. 마지막까지도 시청자들에게 '르완다에 의료봉사를 가겠다'는 윤계상의 심적변화에 주목하게 했지만 커플탄생에 대한 반전은 없었다 .
농담처럼 윤계상은 그 누구에게도 시원한 애정표현 한 번 해주지 않고, 지원과의 여지를 남긴 채 르완다로 떠났다.
전작들인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의 연이은 성공에 따른 기대감도 컸지만, 두 작품의 비극적인 결말이 빚어낸 트라우마에 시청자들은 한 편에 자리 잡은 결말에 대한 불안감에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다.
윤계상은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삼각관계의 중심인물로 대표된 남자주인공 최민용과 최다니엘이 보여준 캐릭터와 차이점이 존재한다. 이들은 모두 신지와 서민정, 황정음과 신세경에게 애정을 받았고 사랑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감동과 눈물로 그려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윤계상과 달리 최민용과 최다니엘에게는 누구를 좋아한다는 확실한 감정선이 있었다. 이로써 시청자들은 사랑받지 못하는 신지 신세경의 외로운 상황에 감정을 이입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연인의 모습을 그릴 때는 더 없이 설렘을 느꼈다.
이에 김지원, 백진희와 끊임없는 러브라인 선상에서 있었지만, 사랑을 주지 않는 윤계상은 매력을 반감시켰다. 로맨스를 떠나 진부하게 늘어진 채 진전없는 세 사람의 관계에 갈수록 보는 이들의 짜증만 늘었다.
'사랑합니다' 한마디 하지 않고 그저 '농담입니다'만 천진난만하게 외치고 떠난 윤계상. '하이킥3' 속 사랑하지 않은 윤계상의 모습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윤계상. '하이킥3'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DB, MBC 방송 캡처]
서현진 기자 click07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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